정보통신업계의 최대 화두는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정보를 나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 특히 서비스의 폭이 넓고 망구축이 쉬우며 자연재해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인공위성이 차세대 글로벌 통신망의 핵심 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동안 지상망 보완수단의 하나로만 인식되던 위성기술이 독자적이고도 한 발 앞선 통신·방송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위성을 이용한 통신·방송서비스의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한 관련 수신장비업계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관련업계의 흐름과 현황, 전망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새 흐름
최근까지 전세계에서 약 5000개의 인공위성이 발사됐고, 그 중 2400여개 위성이 운용되고 있다. 이 위성들은 현재 통신·군사·기상 등 다양한 목적에 활용되고 있는데, 수 년 내에 디지털 위성방송 및 글로벌 개인휴대통신서비스(GMPCS)가 상용화되면 위성의 수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92년 8월과 이듬해 9월에 과학기술실험위성인 우리별 1, 2호를 각각 발사해 위성보유국으로 등극한 이래 95년 8월부터 무궁화위성 1∼3호기를 우주공간에 계속 쏘아올렸다. 특히 지난 95년부터는 무궁화위성을 이용한 디지털 위성방송서비스가 시작되는 등 관련산업의 살을 찌우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위성중계기 및 관제분야에서 나름대로의 연구개발 성과를 갖고 있지만 이를 산업으로 육성할 만한 기반이 매우 취약한 상태다.
특히 위성체 및 지구국 관련 단말기분야에 대한 지원·육성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는데다 다양한 서비스 구현을 위한 기존 수신 단말기의 성능개선도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위성방송수신기(SVR)와 위성방송·통신수신용 PC카드 및 시스템산업은 그나마 국내업계의 위상이 높은 분야. 특히 SVR산업은 「40여개 업체가 난립하는 양상」을 보일 정도로 시장 경쟁이 뜨겁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 SVR산업계가 비교적 간단한 기술로 소화할 수 있는 단순형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점이다. 국내 업계가 위성방송 수신기능을 갖춘 FTA(Free to Air Receiver)형 수신기에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을 뿐 2, 3세대 SVR인 유료방송제한 수신기나 양방향 수신기 분야에서는 아직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삼성전기·아남전자·휴맥스·대륭정밀·케드콤 등 국내 업체들은 향후 SVR의 경쟁우위를 좌우할 제한수신시스템(CAS:Conditional Access System) 및 양방향(Interactive)기술을 배양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현재 관련제품을 선보인 업체가 전세계에서 7, 8개 업체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장선점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위성방송·통신수신용 PC카드 및 시스템분야도 국내 업체의 약진이 돋보이는 분야. 자네트시스템·두인전자·텔리맨·한별텔레콤 등이 컴퓨터 및 통신분야에서 다진 입지를 배경삼아 적지않은 관련제품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전세계 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백본의 사용량이 지난 97년부터 5개월 단위로 2배씩 성장, 내년 47억달러의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빅뱅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위성수신 PC카드, 수신제한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관련 네트워크 관리시스템 시장의 부흥에 대비할 때로 분석된다.
이밖에도 하이게인안테나가 위성기지국용 안테나 및 관련부품에 대한 기술개발과 상품화를 실현하고 있고, 한국전자·경인전자·에이스테크놀로지 등이 위성방송수신용 저잡음변환기(LNB) 분야에 진출하는 등 위성통신·방송분야에서 작지만 중요한 변화들이 일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