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벤처기업 (284)

 『아가씨는 두 명 불러요. 대구 아가씨들이 미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못생긴 년 부르면 술값도 안 낼 거야.』

 『염려 마십시오, 손님. 물 오른 애를 부르겠십니더.』

 『당신은 물 오른 애라고 거듭해서 말하는데 어떻게 된 것이 물 오른 것이지? 우린 서울에서 내려왔는데, 오늘 객지에서 몸도 좀 풀어야 한단 말이야. 물 오르고 깨끗한 애를 보내요. 알았어요?』

 『알았습죠. 손님.』

 『깨끗하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지?』

 『깨끗하다는 것이 깨끗하다는 것이 아입니꺼?』

 『물 오른 것은 알아도 깨끗한 것이 뭔지는 모르는구먼? 깨끗하다는 것은 몸에 병이 없는 애를 말하는 거요.』

 『그건 염려 마십쇼. 우리 애들은 정기적으로 보건소에 다니면서 검사를 합니다.』

 『웃기지 마시오. 형식적인 거야. 전에 한번 계집애가 보건소에 정기적으로 다니고 있고, 그 보건증까지 있다고 자랑하기에 장화를 안 신고 들어갔는데, 다음날 당장 물이 줄줄 흐르는 바람에 시껍했어.』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애들은요.』

 웨이터가 물러간 후에 내가 배용정에게 말했다.

 『형은 여자를 너무 밝히지 말고 결혼을 하지 그래요?』

 『너는 모르는 소리 하지 마라. 나는 결혼을 해도 술집 여자는 계속 먹을 거다. 부부가 밤에 자빠지는 일은 남자가 하는 봉사지. 봉사라는 것이 재미가 있겠니? 한결같은데 말이야. 나는 술집 여자와 한번 자면 두 번 잠자리를 같이 하는 일이 없지. 한번 하고 나면 보기도 싫어져. 왜 그렇게 빨리 싫증이 나는지 몰라.』

 『그건 형의 정서불안이야. 사회로부터 성취가 잘 안 되자 그런 쪽으로 돌려진 일종의 성취욕이지. 한번 정복하면 그것으로 성취가 됐다고 생각하니 다시 성취를 위해 다른 여자에게 관심을 갖는 거야.』

 『꿈보다 해몽이 더 그럴 듯하군.』

 그때 두 명의 여자가 들어왔다. 한 여자는 키가 작고 다른 여자는 키가 컸다.

 키 작은 여자는 가슴이 불룩했는데 키 큰 여자는 몸이 날씬하면서 원피스 밖으로 드러난 다리의 선이 아름다웠다. 두 여자는 꾸벅 인사를 하고 두 남자의 눈치를 봤다.

 『이봐, 난 유방 큰 여자가 좋으니 네가 옆에 앉고, 날씬한 여자는 우리 사장님 옆에 앉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