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中企 Y2K 안이한 대처 "위험천만"

 나는 중소업체의 Y2K문제 해결을 위해 모 기관의 요청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50인 미만의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상담을 하고 있는데, 중소기업들은 아직도 Y2K문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현장에서 2주간 상담활동을 하면서 느낀 중소기업의 Y2K문제에 대한 몇가지 유형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산업현장의 경우, 작동 프로그램이 DOS용이라 DOS 운용체계를 이용한 공작기계를 사용하고 있는 업체가 상당수 있었다.

 또한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PC가 패치프로그램을 적용할 수 없는 조립제품을 사용하는 업체들이 많으며 이 경우 CAD·CAM에 적용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납품업체들은 Y2K문제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자주 언급하지만 시스템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단순하게 자사 제품에 한정된 해결방안만을 제시함으로써 자동화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게다가 Y2K 노출장비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경제적 손실에 대한 소극적인 사고방식, 즉 만약에 Y2K문제가 발생하면 수작업으로 처리하면 될 것이므로 큰 문제 없다고 소비자에게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Y2K문제로 인해 생산라인이 일시 중단되거나 제품의 불량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과 시간의 비용을 경제적 손실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컴퓨터를 최근에 구입했다고 해서 문제가 없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 기업도 의외로 많다. 또한 2000년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단순한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Y2K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구체적인 확인과정도 없이 해당 설비가 없다고 지레 포기해버리는 기업도 있었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의 Y2K문제는 거의 해결되었다고 보도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는 아직까지 인식조차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것 같다. Y2K문제는 사소한 일이 아니라 기업의 생산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2000년이 두어달 남짓 남았다. 중소기업들의 Y2K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고 절실하다고 본다.

 박병각 webmaster@yescar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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