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벤처기업 (286)

 여자들과 어울려 몇 차례의 술을 마셨다. 배용정은 술집에서 항용 그렇게 했듯이 여자들과 장난을 하면서 입에 담지 못할 음담패설을 하였다.

 여자들은 그런 말에는 너무나 길이 잘 들어서 맞장구를 치면서 깔깔거리고 웃었다.

 전에 나는 그러한 짓이 몹시 싫었고, 그런 언행을 서슴지 않고 하는 배용정 선배를 천박하게 보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나 역시 나이가 먹으면서, 나이가 먹었다고 해야 아직 서른살이 되지 못한 이십대지만, 진부한 세계에 길들여지고 있었다.

 『이봐, 홍미라, 너는 이름만 예쁘면 다야? 이름 값을 해야지.』

 배용정이 옆에 앉아 있는 키작은 여자에게 말했다.

 『어떻게 해야 되나요?』

 『너는 다리도 통통하고 허리도 굵어서 볼 것이 없을 것같다. 그러나 젖통 하나만은 기차게 큰데, 아무리 봐도 내세울 것이 그것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럼 한번 내세워야 되는 거 아니야?』

 『보고 싶으면 까짓거 보여드리죠. 뭐.』

 여자는 블라우스를 걷어서 자신의 젖을 드러냈다. 그것은 매우 크면서 동그랗게 부풀어 있었다. 하얀 젖무덤에 실핏줄이 퍼렇게 그물처럼 비쳤다. 젖꼭지는 검고 포도알처럼 돌출했다.

 『정말 죽여주네. 넌 유방 콘테스트에 나간다면 일등 할 거야.』

 『유방 콘테스트 하는 데가 있어요?』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일본에 가면 많아. 아주 공식적으로 하면서 어느 케이블 TV에서는 심야에 방영도 해주었다고 한다.』

 『어머, 별꼴이야.』

 『별꼴이 아니라 괜찮은 꼴이지. 동양 여자의 젖통이 대부분 작은 것이 문제인데, 너의 젖통은 서양 여자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더구나 젖꼭지가 그럴 수 없이 예쁘군. 뭇 사내들이 많이 빨아주어서 더욱 발랄한 모양이군.』

 배용정이 젖을 만지려고 하자 여자는 옷을 내리면서 말했다.

 『만지는 것은 안돼요. 이따가 단 둘이 있을 때 많이 만지게 해줄테니 여기선 참아요. 밥도 굶었다가 먹어야 밥맛이 좋듯이 이런 일도 참았다가 해야지 맛이 나는 거예요.』

 『그렸냐? 그러나 나는 할수록 맛이 나지 참고 굶으면 식욕이 떨어지듯이 생각이 없어져.』

 『그러나 여기서는 안돼요. 앞에 계신 친구 분은 점잖게 앉아 계시잖아요. 두 분이 너무 대조적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