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단순 수신형 디지털통신.방송 융합

 국내 위성방송산업이 이르면 내년부터 단순 수신형에서 디지털 통신·방송 융합형으로 혁신된다.

 정보통신부와 유관단체에 따르면 그동안 수용 채널 수 제한, 서비스인포메이션(SI)과 오디오 압축방식의 국제규격 비호환성, 정보 다운로드 기능 부재 등의 결점을 노출했던 국내 위성방송 기술기준 및 정합표준이 올 연말까지 채널제한을 폐지하고 국제규격을 대폭 수용하는 방향으로 개정될 예정이어서 관련산업 전반에 걸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번 개정에 따라 이미 보급된 위성방송수신기(SVR) 교체와 업그레이드, 신제품 디지털화가 필수 해결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위성방송 환경 변화로 지난 95년부터 단순 위성방송 수신기능만을 구현해온 아날로그형 SVR가 제한수신시스템(컨디셔널 액세스 시스템)과 양방향 데이터 송수신 기능을 만족시키는 디지털형 SVR로 대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선 새로운 위성방송 기술기준과 정합표준이 제정되면 TV방송용 36개, 데이터방송용 24개 등 최대 60개로 제한됐던 채널 수 제약이 사라져 약 2¹³개의 채널을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방송과 통신을 포용하는 위성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또 기존 TV보다 최소 5배 이상 고화질인 HDTV와 SDTV를 모두 수용하고, 프로그램 선별 유료방송이 가능하며 양방향 데이터방송을 실현할 수 있다.

 이같은 변화는 국내와 중국 연변지역에 약 8만대가 공급된 것으로 추산되는 단순 수신형 SVR를 무용지물로 만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통부의 위성방송기술 기준제정 전담반과 관련업계는 공동으로 SVR 교체방안, 시기를 결정하고 비용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SVR 교체비용이 150억∼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MPEG칩을 비롯한 각종 부품 대량구매를 통해 SVR 제조원가와 제반 부대비용을 끌어내리고 교체기간을 6개월내로 단축할 경우에는 약 150억원, 교체기간이 연장될 경우에는 200억∼3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 비용마련 방안으로는 SVR 제조업체와 디지털 위성방송사업자가 기본 재원을 조달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위성방송 기술기준과 정합규격은 통합방송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정통부가 고시하고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관장하게 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