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MS " 不敗신화" 무너지나

 마이크로소프트(MS)가 PC 운용체계(OS)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미 연방법원의 판결이 컴퓨터시장에서 MS의 위치에 어느 정도 변화를 몰고올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일요일 법무부와 MS 관계자가 각각 참석한 TV쇼에서 양측은 판결 결과에 대해 판이하게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폭스 뉴스선데이」 TV쇼에 참석한 법무부의 조엘 클레인 반독점 담당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소비자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고 업계의 혁신 및 경쟁체제를 보장하는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사전단계』라고 말하고 최종판결이 MS에 불리한 쪽으로 날 것임을 예측했다.

 반면 ABC의 「디스 위크」쇼에 참석한 MS의 밥 허볼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번 판결은 컴퓨터업계에서 MS가 해온 역할을 잘못 해석한 것으로 MS가 컴퓨터분야의 혁신을 주도한 공로가 큰 만큼 최종판결에서 예상과 다른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허볼드 COO는 이와 관련, 지난 98년에도 잭슨 판사가 이와 유사한 판결을 내린 바 있지만 항소법원에서 MS가 자사 제품에 대해 디자인할 권리가 있다는 최종판결을 받은 바 있어 향후 최종판결 결과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의 이러한 의견과 달리 MS의 독점 예비판정에 대한 국내업계의 반응은 한마디로 「환영」 일색이다.

 업계는 이번 판정이 확정판결이 아니어서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는 보지 않지만 정보기술(IT)분야에서 MS의 절대적 영향력이 크게 줄어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윈도OS나 오피스 등 애플리케이션 가격협상 등에서 국내 업계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PC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MS의 시장지배력이 워낙 커 로열티 등 1년 주기의 가격협상에서 국내 업체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번 판정으로 다음번 OS 재계약땐 국내 업체의 목소리가 좀 더 커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업계의 입장도 비슷하다.

 이번에 MS의 시장독점이 인정됨으로써 앞으로 미국정부가 분사 등의 강력한 후속조치를 취할 경우 MS의 장벽에 가려 진입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심 기대하고 있다.

 특히 MS의 타협안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윈도 소스코드 공개가 현실화된다면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란 전망이다. 공개OS인 리눅스의 예에서 보듯이 장기적으로는 윈도시장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체나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번 판정이 갖는 의미는 크다. 최근 용산전자상가가 MS의 가격횡포에 반발, 규탄대회를 가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반MS 분위기는 곳곳에 만연돼 있는 상태였다.

 따라서 이번 판정을 계기로 MS의 횡포에 반발하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는 리눅스 진영의 행보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리눅스업체들은 국민PC에 리눅스를 OS로 탑재하고 있는 데 이어 최근엔 연합체 구성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리눅스업체들은 따라서 이번 판정이 MS를 견제하면서 시장을 확대할 절호의 기회로 인식하고 제품개발 및 판매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세관기자 skoh@etnews.co.kr

안경애기자 ka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