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웨이퍼 가격이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세미컨덕터비즈니스뉴스」는 투자회사인 모건 스탠리의 자료를 인용해 일본의 반도체 제조업체와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가 4·4분기부터 웨이퍼 공급가격을 3∼5% 올리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모건 스탠리 측은 또한 최근 실리콘 웨이퍼 공급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일본과 아시아 지역의 금융상황을 고려할 때 현지 업체들의 시설 투자 여력이 부족, 당분간 라인 증설이 어려워 웨이퍼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실리콘 웨이퍼 공급업체들이 공급가격을 올린 것은 1년여만에 처음이다. 일본 웨이퍼 공급업체들은 공급과잉으로 인해 작년 2·4분기와 3·4분기에 공급가격을 각각 7%와 8%씩 인하한 바 있다고 모건 스탠리는 밝혔다. 모건 스탠리는 또 최근 엔화 강세 현상을 감안할 때 내년 1월께에는 미국과 유럽의 실리콘 웨이퍼 가격이 일본보다 더 높은 5∼1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 스탠리 측은 그러나 최근의 웨이퍼 공급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실리콘 웨이퍼 공급업체들이 현재 시장 주력제품인 200㎜ 제품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비중있는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차기의 대형 투자는 차세대 제품인 300㎜ 웨이퍼 생산 시설에 집중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미국의 다른 시장분석가들은 웨이퍼업체들의 재정상태가 약화된 점을 들어 300㎜ 웨이퍼 투자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를 우려하고 있다. 웨이퍼 공급 가격이 약간 오른다 하더라도 내년도 웨이퍼 공급 상황이 완전 회복될 것 같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로스어소시에이츠의 시장 분석가인 다니엘 로스는 『웨이퍼 공급업체들이 300㎜ 웨이퍼 증설을 위해 이전처럼 금융권으로부터 신규로 자금을 차입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아시아의 은행들이 신규 시설 투자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결국 자금여력이 부족한 업체의 경우에는 판매 이익을 거둬들일 때까지 투자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종렬기자 jyha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