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에서 불붙기 시작한 「코스닥 등록 붐」이 최근 부품업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올 들어 코스닥 종목의 주가가 크게 오르고 투자가들의 열기도 한층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수 부품업체들이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기업공개를 통해 자신이 정성들여 키워온 회사의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점은 「코스닥 등록」이 결코 벤처기업과 부품업체들의 궁극적인 사업목표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당수 부품업체들은 중장기 사업계획을 마련하면서 역점사업으로 코스닥 등록을 빼놓지 않고 있다. 마치 코스닥에 등록해야만 기업다운 기업이 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스닥 등록을 준비중인 부품업체의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자기 회사가 최근 어떤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어느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지 설명하기보다는 외부 자본 유치성과나 공모예정가 등을 홍보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볼 때 본말이 전도된 것 같은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우리나라처럼 중소기업하기 어렵고 척박한 환경에서 회사를 설립하고 키워온 벤처기업과 부품업체 사장들이 자신이 키워온 회사를 코스닥에 등록해 사회적으로 정당하게 평가받고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기업의 최대 목표가 이윤 추구에 있는 만큼 신기술 개발과 부품국산화에 매진해온 벤처기업과 부품업체들이 기업공개를 통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재무구조를 한단계 상승시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변환경을 이용해 신기술, 신제품 개발보다는 코스닥 등록을 통한 부의 축적에 안주하려는 기업은 벤처기업의 패기도 부품업체 특유의 끈끈한 생명력도 이미 상실하고 있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산업전자부·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