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밀레니엄 CEO (19)

스컬리 브라더스 존 스컬리



 존 스컬리는 「벤처 캐털리스트(Venture Catalyst)」라고 불리기를 원한다. 돈을 대는 자본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캐피털리스트(Capitalist)보다 신생업체가 커갈 수 있도록 물도 주고 거름도 주는 촉매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스컬리 브러더스를 설립하고 실리콘밸리와 이스라엘을 오가며 인터넷 미디어와 비디오 스트리밍 관련업체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스컬리 브러더스는 존 스컬리와 컨설팅 전문가 데이비드 스컬리, 사이버 금융전문가 아서 스컬리 3형제가 팀을 이룬 벤처 투자회사.

 스컬리는 아직 벤처투자가보다 스티브 잡스를 애플에서 쫓아낸 경영자로 더 유명하다.

 그는 80년대에 소프트드링크 업계의 자이언트에서 애플컴퓨터로 옮기는 대변신을 시도한다. 대학시절 건축디자인을 전공했던 스컬리는 펩시 콜라의 CEO로 일하면서 브랜드 마케팅 열풍을 일으켰다.

 「우리는 펩시세대」 「도전하는 펩시」 같은 슬로건을 내걸고 음료수의 맛보다 감각을 내세우는 광고전략으로 코카콜라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

 그러다가 83년 어느날 스티브 잡스에게서 『남은 평생 동안 설탕 탄 물(?)을 팔 것인지 아니면 세계를 변화시킬 기회를 잡을 것인가 곰곰히 생각해보라』는 권유를 받고 애플로 옮긴다. 그리고 1년 만에 파워게임에서 잡스를 밀어내고 애플의 CEO가 됐다.

 스컬리는 애플에서 데스크톱 출판시스템과 파워 노트북, 퀵타임 출시를 주도했다.

 매킨토시 OS를 클론 메이커들에 라이선스해주지 않은 것은 실책이었지만 그의 재직기간 동안 애플은 6000만달러에서 800억달러로 성장했다.

 그는 애플을 전화나 TV처럼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구의 브랜드처럼 친근하게 포장하는 마케팅 수완을 발휘했다.

 그리고 애플에서의 마케팅 비결을 담은 책 「오디세이(Odyssey:Pepsi to Apple:A Journey of Adventure)」를 펴내 베스트셀러로 만들기도 했다.

 93년 이사회에서 해임당해 쿠퍼티노의 애플 사무실을 떠난 스컬리는 디지털 이미지업체 라이브 픽처스의 회장으로 새로운 이력서를 쓰게 된다. 라이브 픽처스는 웹 사이트의 사진과 그림을 생생하게 표현해주는 고품질 이미지 서비스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웹사이트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화면과 또렷한 사진, 인터액티브한 움직임을 부여함으로써 버추얼 상점, 부동산 에이전시와 여행사처럼 온라인 카탈로그가 필요한 사이트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웹 출판과 상거래, 온라인 엔터테인먼트가 활발해질수록 라이브 픽처스의 미래도 보장되는 셈이다.

 IT업계 경영자에서 이제 투자자로 새롭게 출발하게 된 스컬리는 이번에도 성공적인 변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업가로서 벌어들인 돈을 인터넷의 차세대 미디어 서비스 벤처업체에 투자하면서 네 가지의 원칙을 세워 놓고 있다.

 첫째, 지금은 보잘것 없더라도 미래 시장이 커질 만한 아이템에 투자하라.

 둘째, 기반기술이 비즈니스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하거나 사회적으로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망설일 필요 없다.

 셋째, 외부의 1급 파트너들과 연합전선을 구축하라.

 넷째, 최고의 매니지먼트팀을 구성해야 한다.

 스컬리 3형제가 과연 실리콘밸리의 큰손이 될 수 있을 것인지 IT업계의 눈이 쏠리고 있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