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평범한 연구원으로, 네트워크나 해킹에 관해선 비교적 무지한 편에 속한다.
며칠 전 나는 인터넷 상에서 우연히 「백오리피스2000(Back orifice 2000)」이라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았다. 처음에는 대단하지 않게 여겼으나 사용 후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말로만 들었던 해킹도구였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을 손에 넣은 지 단 3일 만에 나는 50명이 넘는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의 컴퓨터에 침입했고 그 가운데 20여명의 컴퓨터에서 각종 패스워드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침입한 타인의 컴퓨터를 마치 나의 책상 위에 두고 있는 것처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었다. 나는 이 해킹도구의 뛰어난 성능에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물론 나는 실제 동작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과정에서 취득된 패스워드와 관련 데이터를 모두 삭제했다.
이 프로그램은 가벼운 장난이나 개인적인 사생활 침해를 넘어 기업이나 공공기관에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엄청난 해킹도구다. 나는 이 글이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의 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상기시켜주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각 언론에서도 해킹과 보안의 심각성에 대해 다루었으면 한다.
채주환 서울 은평구 불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