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스런 가상의 벤처기업들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산업은 바로 자본(Capital)을 다루는 시장이다. 국가와 주(州)차원에서 심한 규제를 받고 있는 금융산업은 복잡한 규제를 아예 경쟁에 대한 울타리로 만들어 놓았다. 여기서는 거래자의 수와 시기적절한 정보들을 제한했다.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려면 여기에 조금씩이라도 도움을 줄 만한 인수단, 투자은행단, 변호사들의 거대한 관료주의 체제를 거쳐야 했다.
소규모 양조업체 스프링 스트리트 브루어리(Spring Street Brewery)의 소유주인 앤드루 클라인은 사업 확장 자금을 지원해 줄 파트너를 찾는 데 있어 이 같은 절차를 따르는 대신 인터넷을 이용했다. 그는 자신의 사업에 관한 정보를 웹에 채워 넣은 뒤 몇단계나 되는 월 스트리트의 비싼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3500명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160만달러어치 주식을 직접 팔았다.
클라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얻어 1997년 말 온라인 투자 서비스업체인 위트 캐피털(Wit Capital)을 출범시켰다. 이는 증권시장에서 복잡한 절차를 피하고자 하는 기업 또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스프링 스트리트의 경험을 되살려 투자 서비스를 해주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여 가상공간에서의 엄청나게 저렴한 거래비용으로 위트 캐피털과 다른 인터넷기반 서비스업체들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제휴해서 새로운 벤처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주게 된 것이다.
위트 캐피털은 디지털기술이 어떻게 조직간 장벽을 부드럽게 넘나드는 비트의 마찰없는 흐름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데 이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그러나 모든 거래를 합작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이 있어야 한다.
우선 돈과 투자에 관련된 AOL 대화방에서와 같은 상호작용의 자세가 필요하다. 여기서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가치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져와 누구와 혹은 무엇과 교환해야 할지를 재빨리 결정하고 부분의 합계로부터 가치를 뽑아낸다. 이제는 누구를 아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아느냐가 중요한 때다.
이것이 바로 AOL의 모틀리 풀(Motley Fool) 투자서비스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이 끊임없이 시장을 앞서 나갈 수 있는 비결이다. 즉 합작사업에 참여한 한 편이 어느 지역의 전자제품 대리점에서 디스크 드라이브 재고가 부족하다고 알리면 다른 편이 밤늦게 차를 몰고 드라이브 공장으로 달려가 차가 빽빽이 들어찬 주차장을 보고 오고 또 다른 편은 보도자료의 행간을 읽어 상황을 파악하는 식이다.
이러한 정보들을 조합해서 예상치 않은 제품수요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내다볼 수 있고 투자자들은 그 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는 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합작사업의 파트너들은 높은 질의 정보를 입수해 서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들은 변호사도, 계약도, 회사정관도 없이 엄격히 정보의 가치에 근거해 사업을 수행한다.
거대한 다국적 기업이건 자영업이건, 사업을 수행하는 데는 관계를 형성하고 그것을 건전하게 유지하는 능력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당신과 당신의 사업 파트너간의 구분은 그 폭과 깊이가 점차 모호해지면서 관계의 지속적인 관리가 보다 핵심이 되었다.
제휴분포<그림 51>는 기업이 맺고 있는 관계에서 헌신도와 친밀도간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선택권은 파트너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단계서부터 완전히 소유하는 단계에까지 퍼져 있으며 중간단계로 전략적 제휴, 사용허가(라이선싱), 합작투자, 지분취득이 있다.
킬러앱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잠재적인 파트너를 빨리 알아보고 관계에 관한 친밀도수준을 결정하며 그에 상응하는 헌신도 수준을 확보하는 능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 경쟁자(그리고 미래의 경쟁자)들은 어쩌면 당신보다 더 빨리 움직이기 위해 보이지 않게 준비하면서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