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데이콤 인수에 성공, 국내 최초의 유·무선 및 데이터통신을 아우르는 민간 종합통신사업자로 등장함에 따라 통신시장 구조조정이 시작됐고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권 경쟁도 본격 레이스에 돌입하게 됐다.
LG그룹은 데이콤의 지분 50.49%를 확보, 최대 주주로 올라섬에 따라 연내에 데이콤 경영진 선임을 마무리하고 모든 통신 역량을 IMT2000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여기에 기존 LG텔레콤은 물론 데이콤과 LG정보통신이 가세, 한국통신, SK텔레콤, 하나로 컨소시엄 등과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데이콤 경영진 누가 되나=초미의 관심사인 데이콤 경영진 선임은 15일 이사회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LG가 법적인 최대주주로 등장한 이후 처음 열리는 이날 이사회에서는 신임 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LG그룹은 추천위가 가동되면 가급적 이른 시간내에 대표이사를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박운서 LG상사 부회장이 내정된 상태다.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할지의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데이콤 일각에서는 LG가 이사회의장을 맡고 대표이사는 데이콤 내부 인물을 승진시킬 것이며 이 경우 조익성 전무가 유력하다는 설이 나돌고 있지만 LG가 이를 강력하게 부인, 현실성은 없다는 분석이다. LG는 어떤 경우이든 현 데이콤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IMT2000에 어떤 영향 미치나=LG는 명실상부한 종합통신사업자로 재탄생, 그룹의 모든 통신 역량을 IMT2000 사업자 선정에 모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데이콤 인수작업 지연으로 이미 IMT2000 비상체제를 구축한 여타 사업자에 비해 뒤떨어질까 초조했던 LG로서는 곧바로 IMT2000 경쟁에 뛰어들 발판을 마련한 셈이 됐다.
특히 기존 이동전화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설움을 톡톡히 당하고 있는 LG텔레콤은 데이콤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에 힘입어 전세를 일거에 만회, IMT2000 사업권 획득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데이콤이 인터넷종합회사를 표방하고 있고 이 분야에서는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LG텔레콤의 가입자와 데이콤 사용자를 적절히 결합할 경우 국내 통신시장에 일대 회오리를 몰고올 가능성도 있다. 아무튼 IMT2000은 한국통신, LG, SK텔레콤, 하나로 컨소시엄의 4강 대결로 압축될 공산이 크다.
▲통신시장 구조조정 시작됐나=LG의 데이콤 인수로 그동안 역무별 사업자 체제로 쪼개져 있던 국내 통신시장이 종합통신사업자가 지배하는 체제로 급속히 변할 것이다. 국내 기간통신사업자 가운데 유·무선 및 데이터통신을 포괄하는 종합사업자는 한국통신이 유일했지만 LG의 등장으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지게 됐다.
IMT2000은 이를 재촉하는 역할을 할 것이며 이미 유·무선사업자가 그랜드컨소시엄을 구축한 하나로통신 컨소시엄까지 탄생, 여타 사업자들도 전략적 제휴, 혹은 인수합병을 통해 종합통신사업자로 발돋움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내 통신시장은 외국과 같이 3∼4개의 종합통신사업자가 전 역무를 커버하는 체제로 이행하게 된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