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전환기 맞은 ISDN 시장 (상)

 올해 우리나라 종합정보통신망(ISDN) 시장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서비스 개시 6년만에 가입자 폭증과 단말기 수요증가로 고속통신망 관련사업은 사상 유래 없는 호황기를 맞은 것이다. 하지만 초고속통신망인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의 등장으로 ISDN의 전성기는 삼일천하로 마감해야 될 위기에 처해 있다. 대규모 ISDN 회선확충을 약속했던 기간통신사업자들이 당초 계획을 철회하고 ADSL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ISDN 산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초고속통신 인프라 구축의 과제가 남아 있는 현단계에 ADSL과 ISDN은 상호보완적으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전성기와 동시에 전환기를 맞은 ISDN 업계의 대응전략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한국통신이 ISDN 상용서비스를 개시한 것은 93년말의 일이다. 이후 96년까지 8000명에 불과하던 ISDN 인구는 97년에 2만1000명 수준으로 늘어났고 98년에는 5만명을 돌파하는 등 매년 두배 이상의 성장률을 보여 왔다.

 그러던 것이 올해 들어 정부가 「사이버코리아21」을 추진하면서 인터넷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증대되고 한국통신이 서비스 품질이 향상된 「ISDNⅡ」 상품을 출시하면서 국내 ISDN 시장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된다.

 98년말 현재 5만1000명으로 월평균가입자는 1400∼1800명 수준이었으나 올해 3월 7100여명이 늘어난데 이어 4월에는 ISDN 서비스 개시 사상 처음으로 월간 순증가입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한국통신은 올해 4개월 동안에만 과거 연간 가입자 1만명 수준보다도 훨씬 많은 2만4000명 이상의 신규가입자를 확보했으며 이후 꾸준한 증가세에 힘입어 연말까지 11만∼12만명의 신규가입자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로써 ISDN은 상용서비스 개시 이후 6년만에 누적가입자 20만명에 육박하는 국민 데이터통신수단으로 자리잡게 됐다.

 이 영향으로 국산 ISDN 단말기 판매량도 큰폭의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디지텔·슈퍼네트·아이앤티텔레콤 등 국산 ISDN 단말기 제조3사는 지난해까지 연간 평균 1만대 미만을 생산, 판매해 왔으나 올해 들어서는 월 4000∼5000대가 판매되자 생산라인을 확충하여 연간매출액이 지난해 수억원대에서 올해는 100억원대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수요폭증에 따른 양산체제 구축으로 제품생산 비용이 크게 낮아짐에 따라 단말기 가격은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크게 떨어졌고 이 결과 수요와 공급이 모두 활황세를 띠며 시장규모가 커지는 등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