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여행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주요 항공사와 엑스피디어·트래블로시티 등 온라인 여행사들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C넷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나이티드·델타·노스웨스트·콘티넨털에어라인 등 미국의 대표적인 4개 항공사가 2000년 상반기까지 인터넷을 통해 비행기 탑승권, 호텔, 자동차 렌털 등의 예약업무는 물론 여행에 필요한 정보도 제공하는 여행 웹사이트를 개설해 온라인 여행 사업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이들은 또한 다른 소형 항공사들을 비롯해 렌터카 업체, 호텔 체인망 등과도 폭넓은 제휴관계를 구축한 후 요금 인하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단숨에 온라인 여행 서비스 시장을 장악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42억달러에서 오는 2003년에는 17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 온라인 여행 시장을 놓고 후발주자인 항공사 진영과 엑스피디어·트래블로시티 등 기존의 온라인 여행사들간에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위협을 느끼는 온라인 여행사들도 최근 다양한 생존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온라인 여행 1위 업체 엑스피디어는 지난 10일 나스닥 상장을 통해 가볍게 7200만달러를 조달함으로써 앞으로 추가 투자에 필요한 여력을 충분히 비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피디어는 이를 통해 확보한 풍부한 투자자금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과 함께 회원을 배가하기 위한 행사도 다양하게 펼칠 계획이다.
온라인 여행분야 2, 3위 업체인 트래블로시티와 프리뷰도 최근 합병을 통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이 두 회사가 합병하면 올해 매출규모가 10억달러를 넘어서 전자상거래 매출이 아마존과 e베이에 이어 단숨에 3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통합회사는 또한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 야후·AOL 등과 각각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트래블로시티는 특히 AOL과 AOL이 소유하고 있는 컴퓨서브, 넷스케이프의 모든 인터넷 사이트에서 앞으로 5년간 여행 예약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판매하기로 AOL 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 회사인 고메즈 어드바이저는 최근 내놓은 「2000년 인터넷 여행 전망」 자료에서 미국 인터넷 여행예약 시장은 이들 3개 회사가 메이저리그를 형성하는 가운데 서로 물고 물리는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나머지 100여개를 헤아리는 군소 업체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어렵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다른 회사에 흡수되는 등 하나 둘씩 인터넷에서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