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산 가전제품 수출전략

 국산 가전제품의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산 전자레인지 세계시장 점유율이 50%를 웃돌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대우전자가 미국에 4억달러 정도의 가전제품을 수출키로 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그동안 IMF 여파로 수출이 줄어들어 고전했던 가전업체들의 수출전망을 밝게 해주는 청신호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가전업체들이 제품의 성능이나 품질을 경쟁업체보다 얼마나 더 좋게 만들고 판매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가 해외시장 확대의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국내 가전업체들은 지난 97년 말부터 수출 주력시장이었던 동남아·러시아·중남미 등 시장이 IMF 여파로 수출이 급감함에 따라 대책 마련에 고심해 왔다. 더욱이 국내 가전시장도 대부분 한계보급률을 웃돌아 지속적인 신장세를 유지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이에 따라 가전업체들은 최근 완전평면TV와 프로젝션TV·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플레이어 등 고부가가치 가전제품을 주력으로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한국산은 저가제품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격을 선진국 업체의 제품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리고 현지법인을 통해 로드쇼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판매촉진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리는 국내 가전업체들이 흔히 포성 없는 전쟁터라고 부르는 해외시장에서 국산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무기로 외국업체들보다 우위를 확보해 수출을 늘리고 나아가 기업과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해 주기를 바란다. 물론 가전업체들은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나름대로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국내 가전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지금보다 점유율을 높이고 국산제품의 이미지를 좋게 하려면 다음과 같은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

 우선은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경쟁업체보다 낫게 하는 일이다. 시장의 원리는 간단하다. 같은 가격이면 품질이나 성능이 좋아야 소비자의 시선이 그 제품에 멈추는 것이다. 만약 제품의 품질이 같다면 가격이 싸야 한다. 이 두가지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시장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혁신으로 기술개발과 품질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다음은 해외시장의 특성에 맞는 영업전략을 수립하고 현지화를 추진해야 한다.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행태를 소상하게 파악하고 이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의 판매전략을 마련하면 시장확대는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

 또한 판매한 제품에 대한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지속적인 사후관리로 사용자들의 불만을 제때 해소해 주어야 계속 이들과 거래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성실한 자세로 소비자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제품생산에 반영하는 한편 기존 제품에 대한 문제점이 발견되면 즉시 처리해주는 시스템을 구비해야 한다. 물건을 파는 것 못지 않게 사후관리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어떤 제품이든지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얻기는 어렵지만 명성을 잃기는 순식간이다. 가전업체들이 제품개발과 지역특성에 맞는 마케팅전략을 구사할 때 해외시장을 쉽게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