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산업부·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저가형 PC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본지에 컴퓨터 구매방법을 묻는 소비자들의 문의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온다.
그동안 비싼 가격 때문에 PC구입을 미뤄오던 서민층 입장에선 초저가 인터넷PC의 등장이 PC구매의 호기가 아닐 수 없다. 또 인터넷PC 공급업체가 아니면서도 유사한 저가형 PC를 내놓는 업체들이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PC를 사도 될까요』라고 묻는 소비자들에게 명쾌하게 특정제품을 추천해 줄 수 없는 이유는 뭘까.
정부가 국민정보화사업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초저가 인터넷PC 공급계획은 의도는 좋지만 실행상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PC를 구성하는 주변기기의 하향평준화 우려다. PC 및 주변기기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전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확정돼 있다 보니 주변기기 확보의 어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실제로 일부 PC업체들은 CPU와 더불어 PC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그래픽카드나 사운드카드, 주기판을 확보하면서 업계에서 꺼리거나 시장 주력제품으로서 상품가치를 잃은 재고품, 혹은 대만산 저가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벌써부터 업그레이드 수요파악에 나서고 있는 PC 관련업체도 늘고 있다는 소문이다. 현재 인터넷PC에 장착된 부품은 대부분 시장에서 가장 보편화돼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가격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초저가 PC사업자들의 고충도 이해할 수 있고, 그렇다고 이렇게 구성된 인터넷PC가 인터넷을 하는 데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초저가 인터넷PC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인터넷만을 하기 위해 이 PC를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3차원 게임을 왜 할 수 없냐고 묻는 자녀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PC를 구매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설득할 소비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PC부품에 대한 상세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소비자들이 1년도 못돼 PC를 업그레이드해야 할 때 관련부품을 모두 바꿔야 하는 업그레이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