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경제부·김경묵기자 kmkim@etnews.co.kr
『지금이라도 코스닥시장에 들어가도 괜찮은 겁니까. 혹시 거품은 아닐까요.』
코스닥시장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자 이같은 내용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최근 코스닥시장은 연일 고공비행중이다. 나스닥시장과 빠른 공조세를 보이면서 지수 200벽을 훌쩍 넘어선 것은 물론 거래대금과 거래량에서 사상 최고치 신기록 경신을 벌이고 있다. 상황이 이쯤되니 코스닥시장에 먼저 들어간 투자가들이 건진 수익률은 거래소(상장) 주식시장에서 올린 것의 몇배에 달한다. 투자자들이 안달을 낼 만도 하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또다시 「거품논쟁」이 재연될 조짐이다. 실적이나 증시재료와 관계없는 이상과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주류다. 물론 이같은 우려의 이면에는 투자자보호와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바라는 애정이 짙게 깔려 있다.
하지만 오르면 과열 거품이고 내리면 산업경기 반영이라는 단선적인 사고로 코스닥시장을 바라보는 것은 분명 문제다. 한 예로 나스닥시장이 90년대 미국경제 회생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나스닥에 등록된 미국 IT업체들의 활약으로 미국경기는 현재 끝간 데 모르는 호황세를 구가중이다. 경기위축의 한가운데에서 증시를 통한 직접금융으로 양질의 자금을 수혈한 것이 현재 미국 경기를 주도하는 우량 IT업체들의 탄생 배경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비단 미국의 예뿐만이 아니다. 얼마전 터진 대우사태는 그 「양과 질」면에서 IMF를 야기한 기아·한보 사건때보다는 충격파가 컸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물론 「한번 당한」 정부의 적절한 대책이 주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이같은 커다란 격랑을 흡수한 「벤처의 힘」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벤처의 힘이 확인된 이제는 기업가 정신과 양질의 자금이 결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에만 힘을 쏟으면 된다. 더이상 의미없는 과열·거품 논쟁은 불필요하다. 이보다는 오히려 제3시장 조기개장을 포함한 양질의 자금 저변확대 방안마련이 시급하다. 코스닥열풍을 바로 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