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가 차츰 지역내 여론매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해당 지역의 다양한 정보제공과 각종 취미 프로그램을 편성해 주민의 인기를 끌면서 하루 24시간 방송하는 케이블TV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종일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케이블TV업체는 전체 29개 가운데 12개에 달한다. 이는 지난 95년에 비해 4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종합유선방송국시설 등의 기술기준에 관한 규칙이 명확하지 않아 이로 인해 TV공동시청(MATV) 시설과 케이블TV 시설간 신호간섭 현상이 심해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는 보도다. 신호간섭 현상이 발생하면 TV수신 화질이 나빠지고 사용대역이 중복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등 양방향 서비스를 위한 활용이 어렵게 되며 잡음이 많이 난다.
이런 신호간섭 현상은 현행 건축법 시행령과 종합유선방송국 시설 등의 기술기준에 관한 규칙이 아파트 등 집단주택에 대해 케이블TV와 공동시청 안테나를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해놓았지만 공동시청 안테나 선로와 케이블TV 선로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공동시청 안테나 시설과 케이블TV 배선을 별도로 하지 않은 집단주택의 경우 인접채널간 신호간섭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이다.
또 케이블사업자가 750㎒까지 전송망을 설치하더라도 구내선로는 484㎒로 제한돼 있어 사실상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자 케이블TV사업자들은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공동시청 안테나 시설과 케이블TV 선로설비를 공동으로 사용토록 한 현행 규칙에 문제가 있다며 집단민원을 제기해 놓은 상태이며, 정보통신부에 대해서는 선로설비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현행 기술기준의 규칙에 대해 전송선로용 배관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으로 개정을 요구했다고 한다.
우리는 정부가 공동시청 시설과 케이블TV선로를 공동으로 사용토록 해 발생하는 신호간섭 현상이 기술기준의 규칙 때문이라면 이를 시정해주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케이블TV사업자를 위해 기술기준을 개정하면 특정 사업자를 위한 배려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제기될 수 있고 단독배선 설치에 따른 비용이 더 늘어나 건축물을 짓는 사람들이 비용적인 면을 고려해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문제점이 있는 기술기준의 규칙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이는 올바른 위민행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계속 늘어나는 관련업체나 시청자들의 불만을 언제까지 뒤로 미룰 수 있을 것인가.
이제 케이블TV전송망은 방송과 통신의 기능을 갖고 있어 초고속가입자망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본격적인 인터넷시대를 맞아 시청자에게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관련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종합유선방송국 시설 등의 기술기준에 관한 규칙을 바로잡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