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클릭 케빈 오코너
더블클릭의 설립자 겸 CEO 케빈 오코너는 인터넷업계의 「디지털 미디어 마스터(Digital Media Master)」로 불린다. 그는 새로운 개념의 온라인 광고마케팅으로 인터넷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사람이다.
오코너는 미시간대학시절인 스물한살때 이미 소프트웨어 벤처를 시작, 사업가 기질을 시험했다. 졸업 후 애틀랜타에 설립한 통신개발업체 ICC는 훗날 그의 성공을 위한 발판이 됐다. 이 회사는 원격 LAN시장을 개척했고 DCA(현재 어태치메이트)사에 인수됐다. 인수합병이 경영자의 자질로 평가되는 미국의 풍토에 비추어 성공적인 출발인 셈이다.
오코너는 한동안 DCA에서 CTO와 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다가 95년 인터넷으로 방향을 전환한다. 그는 후에 더블클릭이라고 이름을 바꾸게 된 인터넷광고네트워크(Internet Advertising Network)사를 출범시키고 최초의 웹광고를 선보였다. 그때만 해도 광고란 같은 내용을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반복해 보여줘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지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시청자별로 흥미를 가질 만한 광고를 차별화시킨다면 효과가 훨씬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다이렉트 메일(DM)」을 발송하듯 리스트를 만들어 타깃 구매층에만 광고를 보내주는 전략이었다.
네티즌들이 어떤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더블클릭 관리센터는 인터넷주소부터 소속단체와 접속지역 같은 고객정보를 찾아낸다. 그리고 고객의 기호에 맞는 배너광고를 내보낸다. 그 다음엔 접속시간대와 이용시간을 체크함으로써 그 고객의 특성을 추출해낸다.
입맛에 맞는 배너를 노출시켜 광고효과를 높이고 어떤 사람이 열람했는지 결과를 알려준다면 웹마스터에게는 더없이 귀중한 정보가 될 수 있다. 회사 차원에서 마케팅 전략을 짜는 데도 결정적인 도움이 된다. 오코너는 이처럼 업계의 요구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으로 알타비스타·US뉴스&월드리포트 등 굵직한 업체들과 광고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더블클릭은 뉴욕 실리콘앨리(Silicon Alley)의 창고에서 2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지 불과 3년 만인 지난해, 세계 17개국에 지사를 거느린 글로벌 광고업체가 됐다.
올들어 더블클릭은 라이벌업체였던 넷그래비티를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하고, 최근에는 시장조사업체 애버커스다이렉트(Abacus Direct)사를 17억달러에 사들이는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애버커스 인수는 프라이버시 침해를 이유로 네티즌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소비자권익 보호단체들은 온라인에서 네티즌들의 웹서핑 습관을 분석, 타깃 광고층을 추출해온 더블클릭과 오프라인에서 카탈로그를 우송하는 방법으로 리서치를 실시해온 애버커스가 고객자료를 교환하게 될 경우 심각한 개인정보 누출이 염려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과 관련, FTC가 청문회를 열 정도로 문제가 심각했지만 결과적으로 합병은 무사히 마무리됐다.
현재 더블클릭은 약 1500개 이상의 웹사이트에 타깃광고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고객은 포털업체 알타비스타. 올초 더블클릭은 총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해온 알타비스타와 3년간의 재계약을 맺었고, 이어서 초고속 ISP 컴캐스트온라인커뮤니케이션스를 고객명단에 추가했다.
2003년이면 세계 인터넷 광고시장 규모는 150억달러로 팽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정도면 잡지나 라디오광고를 추월함은 물론 TV와 신문광고까지 위협하는 수준이다. 오코너는 인터넷광고라는 미지의 신천지에 가장 먼저 깃발을 꽂은 개척자라고 할 수 있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