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는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를 맞아 단순 PC제조회사에서 정보통신 전문업체로 탈바꿈할 계획입니다. 통신사업에 대한 출사표는 이러한 삼보의 변화를 밑받침하는 중장기 전략입니다.』
e머신즈로 대표되는 저가 PC의 미국시장 성공, 두루넷의 나스닥 상장 등으로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는 삼보컴퓨터가 최근 통신사업을 크게 강화하겠다고 선언, 업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유재희 부사장은 『심지어 CPU제조업체인 인텔도 이제는 인터넷 종합 솔루션업체로 새롭게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있다』며 『이는 인터넷, 통신사업에 대한 기반을 갖추지 않고서는 미래가 없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삼보가 통신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96년 시너지테크놀로지센터라는 연구소를 설립하면서부터다. 이 연구소는 통신인프라에 대한 연구와 단말기 부문에 대해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지난 7월에는 광가입자망 장비인 FLCD를 개발, 출시했다. 또 최근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함께 차세대 광가입자망 장비인 「마인(MAIN)」을 개발,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사업과 관련해서는 주로 아웃소싱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의 주니퍼로부터 인터넷 접속장비인 라우터를 수입해, 국내 기간통신사업자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며 테라욘사와도 제휴를 맺고 케이블모뎀 장비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유 부사장은 『PC사업의 경우 순이익률이 2%에 못미치고 있으나 통신사업은 10%의 높은 순이익률이 기대된다』며 『통신사업은 단기적으로는 회사 수익구조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PC매출이 1조원일 때 순이익은 200억원 정도가 발생하지만 통신장비는 2000억원의 매출만 올려도 같은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 부사장은 『예전에 IBM·HP·선·DEC 등 PC업체들이 독자적으로 발전하다가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표준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급속도로 그 체제가 무너졌다』면서 『최근 통신장비 분야도 이러한 표준화 움직임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에 주목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통신장비에도 표준 플랫폼을 채택한 제품들이 조만간 선보일 것이며 이럴 경우 PC아키텍처에 익숙한 PC 제조업체들이 유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삼보는 인텔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인텔이 최근 발표한 네트워크 장비개발 표준 플랫폼인 인터넷익스체인지아키텍처(IXA)에 기반한 제품개발에 착수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