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업체들이 차세대 반도체 장비인 300㎜(12인치) 웨이퍼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인치 웨이퍼는 현재 주로 사용되는 8인치보다 1.5배 가량 큰 디스크를 사용해 더 많은 슬라이스를 추출함으로써 제조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월스트리트」가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독일 지멘스 계열사인 대만 프로모스테크놀로지는 내년에 12인치 웨이퍼 시설에 대해 12억달러를 투자하고 2001년에는 최첨단 장비를 도입, 2002년부터 완성칩을 출하한다고 밝혔다.
프로모스는 지멘스의 반도체부문인 인피니온테크놀로지가 33%, 대만 칩 제조업체인 모젤이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프로모스는 이에 드는 자금을 증자를 통해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대만 최대 칩업체인 타이완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TSMC)은 이보다 한달 앞서 12인치 웨이퍼에 대한 사업을 강화, 2001년부터 제품을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대만 제2의 반도체 제조업체인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는 지난 7월 대만 남부공업단지인 인더스트리얼파크에 30억달러를 투자해 12인치 웨이퍼 생산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UMC는 내년 4분기에 이 공장을 완공할 예정인데 향후 10년간 이곳에 150억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다.
대만 반도체업체들이 12인치 웨이퍼에 투자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 관련업계와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대만 업체들이 그동안 아시아의 다른 국가에 비해 경제 침체의 영향을 적게 받아 자금을 확보할 여유가 있었다』며 『미국, 일본, 한국에 이어 매출규모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만 반도체업계가 내년에는 투자를 올해보다 44% 증가한 총 77억달러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내년 투자 증가 수치인 44%는 세계 평균치인 23%보다 월등히 높은 것이다.
한편 대만 반도체업계의 투자확대는 급증하는 세계 수요뿐 아니라 지난달 미국이 대만산 메모리 칩에 대해 반덤핑세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