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신전화(NTT)가 정부의 규제 완화로 방송사업에 본격 진출하게 된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우정성은 「NTT법」상의 NTT 방송사업 참여 규제 규정을 대폭 완화, 내년 말 개시 예정인 방송위성(BS)디지털 데이터방송 추진을 위해 NTT도코모·NTT데이터 등이 공동 설립한 합작사의 사업을 인가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우정성은 이와 함께 케이블TV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고 송신만을 하는 사업 면허를 창설해 NTT를 포함한 통신사업자가 방송사업 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우정성이 이번에 NTT그룹에 대한 BS데이터방송과 케이블TV 참여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일본에서는 통신과 방송간 영역 구분이 무너지며 실질적인 「통신과 방송 융합시대」가 열리게 될 전망이다.
우정성이 이번에 사업 인가하기로 방침을 정한 곳은 도코모, 데이터 등 NTT그룹과 지지통신사, 교도통신사, 덴쓰가 설립한 「일본미디어크」로 최대 주주는 지지통신사이고 NTT그룹 측이 30%를 출자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NTT법」을 통해 NTT 산하의 동서 지역전화 사업자에 대해선 방송사업자로의 출자비율을 3% 미만으로 제한, 방송 사업 진출을 금지해 왔다.
다만 나머지 자회사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방침에서는 동서 지역전화 사업자를 제외한 NTT 자회사의 BS데이터방송 출자비율을 3분의 1 미만으로 해 방송사업 진출의 길을 열어 놓았다.
이는 민간 주요 방송사가 BS방송에 출자할 경우 방송망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그 출자비율을 3분의 1 미만으로 한다는 규정과 같은 것이다.
다만 NTT 지주회사와 동서 지역전화 사업자에 대해선 종전대로 3% 미만의 출자 비율을 유지해 방송사업 진출을 금지하되 지주회사, 동서 지역전화 사업자가 도코모 등 다른 자회사와 공동출자할 경우에는 출자비율을 10% 미만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 케이블TV에서는 프로그램 제작과 송신 설비를 모두 겸비해야 한다는 종전의 규정을 완화, 송신 전문 방송 면허를 신설키로 해 도코모, 데이터 등은 물론이고 동서 지역전화 사업자도 참여할 수 있게 했다.
한편 우정성의 이번 NTT 방송사업 진출 규제 완화 방침으로 일본 방송시장도 자본력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시대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NTT와 방송사간의 자본력을 매출로 비교해 보면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민간 방송사의 전체 매출은 2조4000억엔 정도로 도코모 한 개 회사의 매출(3조1000억엔)에도 못미친다.
따라서 거액의 디지털화 투자를 요구하는 방송 인프라에서 NTT의 위력이 훨씬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