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로브 도드 크리즐먼.스테판 피터노트
더글로브(Theglobe.com)는 지오시티스와 함께 지구촌 네티즌들이 가장 입주하고 싶어하는 사이버 커뮤니티 가운데 하나다.
예술·비즈니스·엔터테인먼트·라이프 스타일·로맨스·스포츠·여행·현실 속에서 필요한 모든 것들이 더글로브 안에 있다. 무료 홈페이지와 채트룸, 인터넷 게임은 사이버공간에서만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다.
토드 크리즐먼(25)과 스테판 피터노트(25)는 더글로브의 설립자 겸 공동 CEO.
겉보기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은 한번도 언론에 불협화음이 노출된 적이 없을 만큼 팀워크를 맞춰 인터넷 커뮤니티를 이끌어가고 있다.
74년 출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코넬대 3학년이던 지난 94년 기숙사에서 더글로브를 구상했다.
토드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출신의 생물학도, 스테판은 유럽에서 건너온 컴퓨터과학도였다.
인터넷을 마음껏 여행할 수 있는 원스톱 웹사이트를 만들어보자는 게 그들의 구상이었다.
둘은 친구와 가족들에게서 1만5000달러를 빌려 학교 서클룸에 회사를 차렸다. 친구들을 몇명 고용했지만 월급 줄 돈이 없어 매일 피자만 시켜줄 수밖에 없었다.
95년 5월 더글로브가 공식출범했고 2년 후에야 믿을 만한 투자자를 찾았다. 유명 렌터카 업체인 앨러모의 전 사장인 마이클 이건이 찾아와 점심을 사주며 지분 50%를 조건으로 2000만달러를 내놓고 간 것이다.
그후 MTV 네트워크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호로위츠, 피플소프트의 CEO 데이비드 더필드처럼 명망있는 인사들의 투자가 줄을 이었다.
더글로브는 98년 11월 상장되어 기록적인 주가 상승을 기록, 한때 월스트리트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회사 주식은 대표적인 인터넷 거품주로 판명나 곧 폭락했지만 더글로브는 지오시티스와 함께 인터넷을 대표하는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이후 지오시티스는 야후에, 트라이포드는 라이코스에 각각 인수됐지만 아직도 더글로브는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토드 크리즐먼과 스테판 피터노트는 불과 스물다섯에 유명인사가 됐다. 파티를 열면 한두 명쯤은 눈에 확 띄는 손님이 있기 마련인데 두 사람이 바로 그런 매력적인 젊은이들로 변신한 것이다.
토드와 스테판은 둘 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토드는 실리콘밸리의 심장 멘로 파크에서 부유한 집 아들로 태어났고 피터노트의 집안은 증조부 때부터 스위스의 유명한 재력가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성격은 대조적이다. 스테판이 모델 제니퍼 메들리처럼 예쁜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 동안 토드는 조용히 재즈클럽에 드나든다. 모든 세대는 그들만의 게츠비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토드와 스테판은 우리 시대의 게츠비라고 부를 만하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