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업체들, 나스닥서 "괴력".. MS윈도 "대항마" 부상

 공개 소프트웨어인 리눅스 운용체계(OS)를 보급하는 리눅스 업체들이 최근 잇달아 나스닥 상장과 함께 주가가 불과 몇 주 사이에 수십∼수백 배까지 치솟는 등 괴력을 발휘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진영을 견제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C넷」에 따르면 VA 리눅스시스템스는 지난 주 나스닥에서 주당 30달러에 첫 거래를 시작한 지 하루만에 주가가 250달러까지 8배 이상 뛰어올라 나스닥 역사상 첫날 거래에서 최고 폭등세를 기록했다.

 이는 지금까지 주식공개(IPO) 최고기록인 글로브컴의 606%를 127% 포인트나 뛰어넘은 것이다. VA 리눅스는 리눅스 OS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는 했으나 700% 이상의 폭등세는 전문가들조차도 예상치 못한 것이다.

 이보다 하루 앞서 나스닥에 상장한 리눅스 관련기업인 엔도버넷도 첫 날 거래에서 공모가 18달러의 252%에 달하는 63달러로 장을 마감한 바 있다.

 또 리눅스 업계의 맏형 격인 레드햇의 주가는 지난 8월 나스닥에서 14달러에 첫 거래를 시작한 지 하루만에 123달러까지 치솟았을 정도로 투자자들 사이에 리눅스의 열기를 지폈다. 레드햇의 주가는 그 후에도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 최근 210달러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공모가격에 비해 무려 150배 가량 높은 가격이다.

 이 밖에도 최근 리눅스의 「후광」을 업고 나스닥에 상장된 업체들인 코발트네트웍스, 리눅스원 등의 주가도 대체로 공모가보다 3∼4배 높은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칼데라시스템스와 리눅스케어, 터보리눅스 등도 각각 2000년 초까지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어 리눅스 업체들의 나스닥 러시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실리콘밸리의 전문가들은 이들 업체의 나스닥 상장 대성공이 리눅스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지금까지 진행돼온 전자상거래 업체들에 대한 투자 열기가 리눅스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은 리눅스 업체들의 경영성적을 살펴보면 더욱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VA 리눅스는 지난해 1770만 달러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145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측면에서는 경영 성적이 매우 부진하다. 또 엔도버넷도 지난해 130만 달러의 매출에 47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적자 투성이」 회사다.

 그러나 이들 리눅스 업체들은 인텔과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컴퓨터 거인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거액의 투자자금을 유치함으로써 회사설립 초기부터 운영자금에 대한 걱정을 별로 하지 않고 기술개발에만 주력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리눅스 업체들이 최근 잇달아 나스닥에 상장한 것은 리눅스 산업이 이제 「유아기」를 벗어나 2000년 이후 MS의 윈도세력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고 조심스럽게 풀이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