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밀레니엄 CEO (36)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마이클 세일러

 비오는 날 30대 여성은 빨간색 립스틱을 많이 찾는다. 피자주문이 늘어나면 감자칩과 콜라 판매량도 올라간다.

 언뜻 보기엔 별로 상관이 없어 보이는 결과를 추출해 내는 것, 그게 데이터웨어하우징(Data Warehousing)의 출발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사의 전략은 이처럼 메가데이터 속에서 의미있는 정보를 골라내는 것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사의 CEO 마이클 세일러(33)는 「정보의 바늘찾기 명수」로 불린다.

 그는 사막에서 바늘을 줍듯 원하는 정보를 찾아주는 소프트웨어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데이터웨어하우징 중에서도 온라인분석처리(OLAP)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슈퍼체인 K마트를 비롯해 네트워크왕국 월드컴, 화장품회사 에스티로더, 그리고 나이키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사의 소프트웨어로 고객과 판매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세일러는 「DSS 브로드캐스터」라 불리는 독특한 소프트웨어에 기대를 걸고 있다.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미리 질문을 입력해 놓고 예상치 않은 답이 나올 경우 사용자에게 이를 경고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은행이 이 제품을 쓰면 신용불량 거래자를 쉽게 판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계좌 잔고가 바닥이 됐을 때 고객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도 가능하다.

 세일러는 또 데이터웨어하우스로부터 추출한 정보를 휴대폰·팩스·호출기·PDA, 그리고 전자우편으로 보내주는 서버구축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OLAP 소프트웨어사업에 가장 적합한 CEO처럼 보인다. 주변에서는 그를 사진처럼 정확한 기억력과 정보수집력을 가진 인물로 평한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COO는 그에게 「정보의 신시사이저」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MIT 동창들은 세일러를 시험기간이면 하루에 18시간 동안 도서관에 꼼짝 않고 앉아 책을 파고들던 공부벌레로 기억한다.

 세일러는 윈스턴 처칠과 에이브러햄 링컨을 존경하는 원칙주의자다. 옹고집과 끈질긴 저력으로도 유명하다.

 「고잉 퍼블릭(Going Public)」 신드롬에 빠진 실리콘밸리 벤처기업가들과 달리 89년 회사를 설립한 후 벤처자본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9년을 기다린 끝에 회사를 상장시킨 것도 그런 성격 때문이다.

 그는 철저히 자기 방식을 고수하는 원칙주의자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신입사원들은 누구나 6주 동안 합숙을 하면서 OLAP의 기술동향과 사내 분위기를 익히게 된다.

 대학시절 공군전투비행사를 꿈꿨다가 심장이 나쁘다는 진단을 받고 인생의 궤도를 수정했던 세일러는 연병장의 훈련조교처럼 앞장서 뛰면서 사원들을 독려한다.

 그리고 1년에 한번씩은 전직원을 이끌고 해양훈련을 떠난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