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트렌드> 새한정보시스템 문광수 사장

 『미래는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기업의 차지가 될 것입니다. 특히 정보 관련 산업의 경쟁력은 고객과 얼마나 밀착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좌우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연하고 탄력적인 조직과 인력 운영으로 효율성과 개인의 능력 발휘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세계 최초로 MP3플레이어를 개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새한정보시스템의 문광수 사장이 말하는 「자율경영」의 요체다. 새한정보시스템은 창립된 지 3년도 채 되지 않은 젊은 기업이지만 이같은 자율경영을 펼치는 기업답게 기존 업체들과는 전혀 다른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우선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이나 복장이 자유롭다. 직급도 없다. 다만 그때그때 진행중인 프로젝트별로 맡은 직책에 따른 호칭만이 존재한다. 회사는 자유로운 분위기와 교육환경을 구축해줄 뿐이다. 한마디로 회사는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해주면서 직원 개인을 최대한 존중하고 능력과 성과위주의 평가, 보상체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기만 한다.

 대신 개인은 자기목표 설정과 자기색깔 표현, 지속적인 자기계발, 문제의식과 구체적인 대안 및 행동화, 자기약점 보완과 강점 발굴·발휘, 공과 사의 명확한 구별,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자각 등을 스스로 알아서 실천한다는 프로정신으로 무장하고 있는 것이다.

 새한정보시스템은 이같은 자율경영에 따라 창립 3년도 안되는 기간에 그룹정보화 부문과 SI사업 부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MP3플레이어라는 신개념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 97년 신설기업인 새한정보시스템을 맡을 당시에 그룹회장에게 딱 두가지를 요구했습니다. 그 하나는 직원들의 신분을 정하는 인사제도를 없애 직급을 파괴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출퇴근 시간과 복장을 자율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문광수 사장은 『지난 71년 제일합섬 전산실에 입사한 이래 25년 동안 줄곧 삼성그룹 계열사에 근무해오면서 삼성그룹 특유의 꽉 짜여진 틀 속에서 잔뼈가 굵어왔으나 새로 탄생한 새한정보시스템의 직원들에게는 최대한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회상한다.

 새한정보시스템처럼 소프트한 사업을 펼쳐야 하는 기업일수록 개인의 창의력을 최대한 끌어내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새한정보시스템은 「리소스 풀」제를 도입, 유연한 사고와 창의적인 발상을 바탕으로 한 열린 기업문화를 조성해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새한정보시스템의 전직원은 대표이사의 「리소스 풀」에 소속돼 있다. 예컨대 어떤 프로젝트가 발생하면 문 사장은 전직원을 대상으로 근속 연수와 직무에 관계없이 해당 프로젝트에 적합한 인력을 선발하고 그 가운데 리더십과 추진력이 있는 인력을 팀장으로 임명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문 사장은 『새한정보시스템이 창립 3년도 안되는데다 아직은 조직과 개인간의 벽이 있어 기대만큼의 성과는 올리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그동안 닦아놓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확실한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처럼 자율을 바탕으로 「기술특급 새한, 세계 1등 기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문 사장의 새로운 경영방식이 과연 어떤 성과를 일구어낼지 자못 궁금하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