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호출기업계, 수출로 돌파구 찾는다

 「수출만이 살길이다.」

 무선호출기업계가 끌어안은 화두다. 이동전화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무선호출기가 국내와 선진국에서 힘을 잃고 있지만 개도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창출됨에 따라 수출이 업계생존의 돌파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무선호출기의 내수는 연평균 40% 이상 감소하고 있지만 수출은 34%씩 성장하는 추세다. 지난 97년 143억원, 지난해 219억원을 기록했던 국내 업체들의 무선호출기 수출이 올해 266억원, 내년 273억원, 2001년 282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저부가상품인 숫자호출기(Numeric)의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문자호출기(Alpha Numeric), 고속호출기(Flex), 고속음성호출기(Voice of Flex), 양방향 문자호출기, 캐릭터삐삐 등 다기능 고부가가치 상품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수출환경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현황=전반적으로 선진국은 감소하고, 개도국은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다만 미국은 대표적인 이동통신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다기능 무선호출기를 중심으로 연간 1000만대 규모로 신규수요가 창출되는 점이 특이하다. 미국은 현재 4300만명이 무선호출에 가입, 보급률 16.2%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은 무선호출 가입자수가 3300만명으로 보급률이 2.7%에 불과하다. 인구수와 지리적 인접성을 고려할 때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시장이다.

 이와 함께 대만·태국·필리핀 등 무선호출기 보급률이 10% 이하인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주요 수출대상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출전략 및 동향=국내업체들은 일단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미국은 다기능 고부가 제품, 중국은 문자호출기의 수요가 늘고 있는데 스탠더드텔레콤·와이드텔레콤·한별텔레콤·이노버텍·에지텍 등이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스탠더드텔레콤은 미국에 판매지사를 두고 영업을 강화, 월 10만∼12만대의 수출실적을 올리는 등 올해 2000만달러 수출이 무난할 전망이다. 와이드텔레콤도 올해 미국 시장에서 10만대, 3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영업을 전개해온 한별텔레콤은 내년부터 중국에 문자호출기 30만대를 선적할 예정이고, 향후 동남아와 중동으로 수출지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