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0∼80년대 한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종합상사들이 최근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사업을 적극 강화하고 있어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종합상사들은 초창기 불모지에서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등 국가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최근들어 세계경제의 개방화와 국제화가 가속화함에 따라 국내외에 막강한 유통망을 지니고 있는 종합상사들이 인터넷을 통해 사업구조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종합상사들이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주요 그룹의 전자상거래를 조속히 정착시키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상품이나 부품원자재를 조달하는 창구를 구축한 종합상사들이 인터넷을 통해 사업구조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성급한 단기실적 위주의 사고방식에 집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인터넷기업들이 현재 적자를 면치 못함에도 불구하고 각광받는 가장 큰 이유는 미래에 대한 가능성 때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따라서 현재의 단기적인 수익성에 연연해서는 인터넷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 만약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만으로 그치거나 시스템을 갖춰놓고 곧장 수익성을 따지는 등 단기실적 위주의 사고방식은 인터넷사업의 성공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상사 창립 당시의 도전정신을 부활시키는 일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수출처 하나 잡으면 수십년을 우려먹던 시대는 막을 내려야 한다. 해놓고 기다리면 온다는 식의 안이한 자세로는 인터넷시대에 살아남기가 어렵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
이제까지의 각종 상거래 형태에서 벗어나 정보기술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힘들고 어려운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그룹내 물량을 위주로 매출의 0.5∼1.0% 수준인 커미션에 만족해서는 곤란할 것이다. 새로운 고객창출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절실하며 중소기업에 대한 사업확대는 그 중의 한 예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이것저것 가져다 놓는 좌판식 쇼핑몰 운영만으로는 종합상사의 역할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
진정 중소기업들이 하기 힘든 부분, 예를 들어 현지와 밀접하게 연결된 체계적인 금융서비스의 지원이라든가, 효율적인 브랜드 정책을 추진해 중소기업들의 브랜드파워를 높여주는 일, 또한 전체 상사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되는 최신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입수해 분석한 다음 제공하는 등의 간접지원을 강화하는 일에 상사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종합상사들이 인터넷시대에 대비한 경쟁력 제고로 새 천년 국가경제를 지탱할 한 축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