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타치제작소와 대만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연화전자(UMC)가 반도체 합작생산에 나선다.
「일본경제신문」 「일경산업신문」 「세미컨덕터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이들 두 회사는 오는 2001년부터 일본에서 반도체의 합작생산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히타치와 UMC는 총 700억엔을 투입해 차세대 생산기술로 여겨지는 대구경의 300㎜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는 대형 공장을 건설, 디지털가전 등에 사용하는 시스템LSI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일본과 대만의 대형 반도체 업체가 제조 분야에서 합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초기투자 부담 경감이 목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합작은 일본과 대만 양국 반도체 업체간 관계가 수평적인 관계로 발전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히타치와 UMC는 우선 내년 2월 말 히타치 60%, UMC 40%의 출자비율로 합작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자본규모는 아직 미정이다.
합작 공장은 히타치의 주력 생산거점인 이바라키현 LSI제조본부인 「N3동」으로 결정했으며 이 곳에서 2001년 4월부터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생산 규모는 2001년 말 300㎜ 웨이퍼 환산으로 월 7000장을 예정하고 있다.
300㎜ 웨이퍼의 합작 공장은 현행 주력인 200㎜ 웨이퍼 공장에 비해 수율이 2∼3배나 높으나 설비 도입에 2배 이상의 막대한 자금이 든다.
히타치는 당초 단독으로 「N3동」에 200㎜ 공장을 가동시킬 계획이었으나 계속되는 사업 부진으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LSI 등의 생산력이 크게 부족, 제품을 제때에 납품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해짐에 따라 지난 가을부터 생산을 위탁해 온 UMC와의 합작 생산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히타치는 반도체 사업의 구조개선 방안으로 제휴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중인데, 이미 D램 분야는 NEC와의 제휴를 축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UMC는 지난 1월 일본의 신일본제철 계열 반도체 업체의 최대주주로 부상하며 일본 시장으로의 본격 진출을 모색해왔는데 이번 히타치와의 합작생산으로 일본내에서 최첨단의 생산공장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소니 등 일본 가전업체와의 사업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