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컴퓨터가 최근 선보인 「파워맥G4」 「i북」 「i맥DV」 등 3종의 신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 선봉에 서 있는 제품은 노트북 컴퓨터인 「i북」. 최근 시장조사 회사인 「PC데이터」에 따르면 i북은 10∼11월 두 달 동안 소매, 우편 주문,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컴팩과 도시바 등 쟁쟁한 경쟁회사들을 물리치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신 파워PC 칩을 탑재한 데스크톱 컴퓨터인 「파워맥G4」와 「i맥DV」도 각각 최근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이 꾸준하게 상승하는 등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
i북은 파워PC G3 칩(처리속도 300㎒)을 탑재하고 있는데다가 12.1인치 TFT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있다. 또 본체에 손잡이가 달려 있어 이동이 편리하고 미끄럼 방지와 충격 흡수를 위해 외부가 컬러 고무로 코팅돼 있다.
이에 비해 파워맥G4는 파워PC G4칩을 장착한 제품으로 1초에 무려 10억개에 달하는 부동소수점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 단순히 처리용량만 비교하면 100만달러를 호가하는 슈퍼컴퓨터에 버금가는 성능이라는 설명이다.
또 파워PC G3를 탑재한 i맥DV도 400Mbps의 파이어와이어 포트로 디지털 캠코더의 영상을 받아 자유롭게 편집할 수 있는 편집 소프트웨어인 「i무비」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 또 컴퓨터 내부의 팬을 제거해 소음을 크게 줄였다. 그러나 i맥과 i북의 성공 뒤에는 이러한 컴퓨터의 성능보다 디자인과 마케팅의 승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사실 애플컴퓨터는 97년 중반까지 저조한 판매실적 때문에 인원감축과 생산공장의 매각을 검토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애플은 그 동안 일반인들에게 맥으로 불려지는 컴퓨터의 우수한 품질과 「맥」 컴퓨터만을 고집하는 디자이너 중심의 전문직 고객에게 주로 의존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전문가 지향적인 마케팅 정책으로는 IBM형 PC를 쫓아갈 수 없었다.
이러한 경영위기에 닥치자 애플사는 즉시 문제 규명에 들어갔다. 애플의 경영진은 당시만해도 IBM형 PC에 비해 기술력이 뒤지기 때문에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기술력 향상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태어난 것이 바로 i맥이라는 설명이다. i맥의 성공에는 독특한 광도도 한 몫 단단히 했다. 먼저 신문 광고가 97년 9월부터 선보였는데 지면에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만 보이는 광고를 내보냈다.
그 다음 시리즈 광고에는 달걀 형태의 조약돌 하나를 내보냈다. 그리고 10월 어느 날에 그 궁금증을 풀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렇게 해서 독자들의 호기심을 이끌어 내기 시작했다.
드디어 약속한 날이 되어 조약돌 모양의 i맥 옆모습을 보여주는 제품 사진을 공개했다. 동시에 뉴스위크 등 잡지에 특집기사와 함께 TV에도 아주 간단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광고를 내보냈다.
컴퓨터 제조회사들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도 처음에는 기존의 컴퓨터와 판이하게 다른 i맥에 대해 애매 모호한 반응을 보였으나 계속되는 홍보활동에 점차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게 됐으며 이것은 곧바로 매출증가로 이어졌다. 애플컴퓨터의 화려한 부활은 한마디로 「디자인과 마케팅의 승리」라고 규정해도 좋을 것 같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