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Y2K.. 그러나 방심은 금물

 전세계의 최대 관심거리였던 2000년 인식오류(Y2K) 문제가 당초의 우려와는 달리 큰 사고 없이 넘어가고 2000년 새해를 맞이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특히 각국 정부는 Y2K에 대비해 비상근무에 돌입했고 우리 나라도 정보통신부를 비롯한 유관기관·단체·언론기관 등이 비상근무체제 속에서 연말연시를 보냈다. 이러한 노력과 치밀한 준비로 인해 Y2K 문제는 대형사고 없이 무사히 넘어갔다. 이에 따라 컴퓨터 사용인구가 가장 많은 미국 정부는 지난 5년간 유지했던 비상체제를 해제했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지역별로 경미한 사고가 발생해 아직 Y2K 문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에 큰 피해 없이 안도할 수 있었던 것은 전 국가행정력이 Y2K 문제에 매달려 총력지원체제를 갖추었고 만약에 발생할지도 모를 대란을 우려해 신년연휴 동안 금융업체들과 주요 기관들이 휴무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를 비롯한 각국은 연휴를 맞아 컴퓨터 작동을 중단했다. 따라서 만약 모든 금융기관과 공장들이 가동해 정상근무를 했다면 실제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지 그 누구도 아직은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는 4일까지 특별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그 동안 집중 관리해온 13대 부문에 대한 Y2K에서 정상선언을 할 방침이라고 한다. 우리는 Y2K 문제가 큰 사고 없이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렇지만 Y2K 문제는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자세로 당분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Y2K 문제가 일과성이 아닌 데다 앞으로 컴퓨터 사용이 늘어나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분야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Y2K 문제와 관련해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였다는 지적도 없지 않지만 만에 하나라도 컴퓨터에서 오작동을 일으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지도 모를 상황에서 대책 마련은 당연한 일이다. 더욱 아직까지 세계 각국이 컴퓨터를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않아 Y2K 위협에서 당분간 벗어났다고 단정할 수 없는 데다 미국 컨설팅 업체인 가트너그룹은 Y2K 문제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서서히 발생하는 사건이며 Y2K관련 컴퓨터 오작동의 10% 정도만 2000년 1월 1일부터 2주간 발생한다며 계속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더욱 Y2K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는다고 보는 이유는 이 문제가 업그레이드와 응용기기 분야에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시스템은 언제나 업그레이드하게 마련이다. 그때마다 Y2K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사고는 예고가 없는 것이다. 부주의하거나 대응책이 소홀하면 불청객으로 찾아오는 것이 사고의 속성이다. Y2K 문제도 예외일 수가 없다.

 이번에 Y2K 문제를 잘 넘겼다고 안심하지 말고 항상 사고에 대비하는 자세를 유지해 Y2K 문제로 인한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