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네트워크 업계가 올 상반기에 새로운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로드쇼 등을 통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기로 하는 등 초반부터 기선잡기에 나서 상반기 국내 네트워크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특히 미디어링크·다산인터네트 등 네트워크 장비 벤처업체들은 국산 장비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백본 장비를 선보이고 삼성전자·LG정보통신 등은 차세대 통신 장비인 음성 데이터 통합(VoIP) 장비를 본격 출시하는 등 해외 업체와 국내 업체 간의 경쟁구도도 가격 위주에서 성능 중심으로 바뀌어 가는 모습이다.
미디어링크(대표 하정율)는 이달 말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기가비트 이더넷 백본 스위치를 출시하는 제품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기가비트 이더넷 백본 스위치는 통신 사업자나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체에서 전체 네트워크의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한 장비로 한국쓰리콤이 국내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해왔다. 미디어링크는 기존 패스트 이더넷 스위치, 비동기전송모드(ATM) 스위치와 함께 기가비트 이더넷 백본 스위치까지 갖춤으로써 스위치 제품 전체 라인업을 구성하게 돼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 진출도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프레임릴레이 라우터를 한국통신에 공급, 본격적으로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 참여했던 다산인터네트(대표 남민우)는 올 상반기 국산 제품이 전무하다시피한 원격접속서버(RAS) 장비를 출시, 지난해의 돌풍을 재현한다는 방침이다. RAS는 다이얼업 모뎀이나 종합정보통신망(ISDN)을 통해 가입자가 인터넷서비스업체(ISP)에 접속하게 해주는 기간망 장비다. 다산인터네트 측은 『보드 설계 기술·포트 집적 기술 등에서 해외 업체와 비교해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아 가격, 성능 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은 기존 제품 라인업 확대와 함께 VoIP 지원 제품, 가상사설망(VPN) 제품 등을 새롭게 추가, 전열을 가담듬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지난해 말 IP망으로 저렴하게 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IP 사설교환기(PBX)를 출시한 데 이어 올 2월 소규모 업체에서도 VoIP를 구현할 수 있는 인터넷 키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인터넷 키폰은 키폰과 라우터를 결합, 공중전화망을 통하지 않고 인터넷망을 이용해 저렴하게 해외 전화나 장거리 전화를 이용할 수 있으며 내부 근거리통신망(LAN) 접속 기능은 물론, 교환 기능까지 제공한다.
LG정보통신(대표 서평원)은 이달 말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대규모 신제품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주로 LG정보통신이 지난해 발표한 VoIP 지원 IP PBX와 이달과 다음달 연이어 출시할 예정인 VPN 기능 지원 라우터와 VoIP 지원 라우터가 중점 소개될 예정이다. 특히 VPN 라우터와 VoIP 라우터의 경우 그 동안 국산 제품이 없어 해외 업체들의 독무대였으나 LG정보통신의 가세로 국내 업체와 해외 업체 간의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