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자존심에 상처

 연 매출 1조1000억원대 기업인 삼성SDS(대표 김홍기)가 1억5000만원에 불과한 계륵 같은 사업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시작돼 오는 10일까지 완결될 「전국 60개 사회복지관 위성통신장비 설치 및 근거리통신망(LAN) 공사」가 그것이다.

 당초 삼성SDS는 지난해 12월 14일에 있었던 관련 사업 공개입찰에서 연 매출 50억원대의 중소기업인 대유통신(대표 이진규)에 패했다. 이 사업의 핵심장비인 PC용 위성수신카드 부문에서 대유통신은 30만원대 국산장비를 내세운 반면 삼성SDS는 휴즈사에서 수입한 40만원대 고가장비를 앞세운 결과 경쟁에서 밀려난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한국통신과 함께 2대 위성통신서비스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삼성SDS로서는 전국 360군데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보건복지부 산하 사회복지관 위성통신망 구축 사업을 쉽게 포기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삼성SDS는 대유통신과의 이면계약을 추진, 대유통신으로부터 수신카드 공급권을 양도받기에 이르렀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SDS가 관련 사업에서 「남는 장사」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휴즈사로부터 들여오는 고가 위성수신카드로는 출혈을 감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삼성SDS가 수입해 공급하는 휴즈사의 위성수신카드인 「다이렉트 PC」는 위성 데이터 통신 기능만을 구현할 뿐, 위성방송을 수신할 수 없는 제품이어서 공급이 완료된 후에도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약점까지 있다.

 결국 삼성SDS는 진퇴양난의 위성통신장비사업때문에 새해벽두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