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술 동향> 차세대 반도체소자

 1948년 트랜지스터가 개발된 이후 반도체소자는 IC, LSI, 초LSI 등으로 집적도가 발달해 왔다. 트랜지스터의 가공 치수를 미세화하며 고속화와 고집적화를 추구해 온 것이다.

 현재 최첨단 설계기술은 0.13미크론 정도에 이르러 실리콘 반도체의 미세화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미세화로 작동속도를 촉진시킨다는 「스케일링법칙」이 성립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그 이유는 터널전류가 어떤 한계 영역에 들어서면 전자가 전극 사이를 마음대로 이동하며 더이상 소자로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메모리에서는 정보를 축적하는 전하의 부족, 논리회로에서는 전류밀도의 증대와 발열 문제 등이 생긴다.

 이 때문에 정전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실리콘 기판에 구멍을 뚫어 면적을 확보하는 트렌치구조 등을 취하는데 이런 노력도 점차 곤란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21세기의 차세대 반도체는 어떤 것일까. 이와 관련, 하이테크 전문 잡지 「트리거」지 최신호에서는 차세대 반도체소자로 양자화기능소자를 주목하고 있다. 

 양자화기능소자는 전자가 100Å(1Å은 1000만분의 1㎜)의 초미세 영역에 갇혔을 때 생기는 이산적(離散的) 에너지 상태나 터널전류 등의 양자 효과를 이용한 것으로 0.1미크론 이하의 영역이 되면 보통 입자처럼 돌아다니지만 전자 물결(波)로서의 움직임이 뚜렷해져 절연막을 전자가 통과하는 터널 현상을 일으킨다.

 일본에서는 지난 91년부터 통산성 주도로 「양자화기능소자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2000년말 완료 예정인 이 프로젝트는 최종 단계로 NEC, 히타치제작소, 후지쯔, 소니, 마쓰시타전기산업, 도시바, 모토로라, 히타치유럽 등 8개사가 참가하고 있으며 양자화 현상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목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10년을 3기로 나눠 진행된다. 처음 4년간은 양자화기능소자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무엇을 목적으로 하면 좋은지 등을 검토하는 기초단계, 다음 3년은 검토한 디바이스를 실제 제작하는 단계, 나머지 3년간은 집적화로 연결하는 단계다.

 양자화기능소자의 뼈대는 터널효과의 이용에 있다. 이에 기반해 전자를 평면(2차원)에 집어 넣을 뿐 아니라 그 직각 방향(3차원)에도 넣은 구조(양자도트), 이것을 라인(선)으로 한 양자세선(細線)이라는 구조 등을 만들 수 있는데, 디바이스로는 양자세선소자, 양자도트메모리, 양자간섭소자 등이 있다.

 양자세선소자는 전자가 이동하는 두개의 전극 사이를 횡면(橫面) 치수 (20∼30㎚)의 양자 세선으로 묶은 소자인데, 세선 내부를 전자가 고속으로 달릴 수 있게 된다.

 양자도트메모리는 알루미늄, 갈륨, 비소 등의 화합물반도체 재료 중 100Å 이하의 도트(상자) 속에 양자화된 전자 준위에 신호를 축적해 1테라비트 이상의 메모리를 실현할 수 있다.

 양자간섭소자는 물결로서 행동하는 전자의 특성을 이용한 것으로 입력과 출력을 전자의 파동으로 제어하는 새로운 전자소자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성과 중 실리콘테크놀로지에서 응용가능한 것으로는 마쓰시타가 개발한 실리콘절연막 터널기록소자를 들 수 있다.

 이것은 0.4V 이하의 초저전압구동을 실현한 실온작동의 실리콘양자소자로 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CMOS)회로와 호환성을 지니며 소비전력을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히타치가 양자세선구조를 이용해 개발중인 초고속 작동 광스위칭소자 등도 주목된다.

 소자의 집적화에서는 후지쯔가 공명터널이라는 양자효과를 이용해 한개의 소자에서 실리콘트랜지스터 6개의 역할을 수행하는 S램소자를 개발중이다.

 또 NEC는 실온에서 트랜지스터작동하는 터널링제어기능 소자를 이용한 논리소자의 집적화를, 모토로라는 공명터널다이오드를 집적화 등으로 통신용 고주파IC의 고성능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단(單)소자의 집적화에서는 도시바가 CMOS결합형 메모리 개발을, 히타치유럽은 로직소자의 집적화로 회로의 시험 제작과 작동 실증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양자화기능소자 개발작업에도 문제가 있는데 온도 처리가 최대 난제다. 지금까지 개발된 소자는 대부분 전자를 집어넣기 위해 액체질소 등으로 냉각시키고 있다.

 일본의 프로젝트는 올해 말 완료될 예정이다. 21세기 반도체의 초고속작동, 저소비전력, 초대규모집적화 등을 이끌어 일본이 이 분야에서 진일보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