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정보통신업계에 제휴 합병 움직임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사업자간 「한솔PCS 모셔오기」 경쟁이 법정으로 비화될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지난해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 후 한솔PCS가 마지막 남은 제휴카드로 인식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특히 모 사업자의 「한솔PCS 인수설」이 업계 전반에 퍼지면서 사업자간 감정문제로까지 악화, 법정 위기로까지 이르게 됐다.
이동통신업계의 이 같은 한솔PCS 모셔오기 경쟁은 사업자간 제휴 합병이 공식 발표되기 전에는 그치지 않을 전망이며 한솔 측도 「굳이 미리 결정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어서 상당기간 물밑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발단=법정싸움 위기의 시작은 지난달 「한국통신프리텔과 한솔PCS의 합병이 무르익었다」는 소문이 일부 언론에 공식 보도되면서다.
한솔PCS는 소문의 진원지가 한통프리텔이라고 보고 지난 12월 31일 대표이사 명의로 내용증명을 보내 신문에 보도내용을 부인하는 광고를 게재하며 관련 기자단에 진상을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3일까지 이에 응하는 답변을 보내오지 않으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형사상으로도 명예훼손죄로 제반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 한솔PCS 측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3일까지 한통프리텔이 공식 답변을 보내오지 않자 한솔PCS는 3일 대표이사 명의로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공문을 상대편에 발송하며 법정싸움을 공식화했다.
◇양 측의 주장=한통프리텔의 한솔PCS 인수설에 대해 한솔 측은 절대 있지도 않은 일이라며 극구 부인하고 있다.
엉뚱한 소문 때문에 대리점과 영업점의 가입자 모집에 큰 차질이 빚어지기까지 하고 있어 절대 그냥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통프리텔은 소문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한통프리텔이 소문의 진원지가 아니며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취재원이 누군지 모르겠으나 우리는 아니다」라는 반응이다.
양 측의 엇갈린 주장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한솔PCS의 주가가 마냥 치솟는 현 상황에서 한통프리텔로서는 전략적으로도 인수설을 굳히는 게 유리한 반면 한솔은 제휴사 선정에 앞서 최대한 시간을 끌고 몸값을 올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같은 주변의 평가에 대해 양사 모두 이를 전면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인수설과 법정싸움 위기 역시 두 회사의 계산된 전술이라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어부지리식 이익 얻는 LG텔레콤=LG텔레콤은 한통프리텔과 한솔PCS의 마찰 소식이 지극히 반가운 상태다.
SK텔레콤이 1300만 가입자를 보유한 거대 사업자가 된 마당에 한통프리텔과 한솔PCS까지 손을 잡으면 LG텔레콤이 일대 위기를 맞을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LG텔레콤으로서는 한솔PCS와 제휴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적어도 한통프리텔과 한솔이 손을 잡는 것은 최대한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한솔과의 제휴카드나 LG텔레콤의 홀로서기 중 어떤 것도 확정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LG로서도 최종 지침을 결정하기 전까지 우선 시간은 번 셈이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