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스위치 중대 결함".. "카탈리스트 5000" 보드 합선 일으켜

 미국의 세계적인 라우터 공급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사의 스위치에서 제품 자체의 결함은 물론 통신 네트워크의 핵심인 백본 장비까지 손상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동형 모델에 대해서도 결함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주목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와 외신보도에 따르면 시스코의 「카탈리스트 5000」 시리즈 일부 제품에서 내부 장착 보드로 사용돼온 「WS­X5012­48포트 10베이스 T」 보드가 제조상의 결함으로 인해 어떠한 경고도 없이 갑자기 합선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스코사는 지난 97년 상반기부터 워크그룹용 스위치인 카탈리스트 5000 시리즈 제품을 기업·학교 등에 대량 공급해 왔는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예상돼 온 이 같은 치명적인 결함이 밝혀지면서 뒤늦게 지난달부터 리콜에 착수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장비의 결함은 제품 구입 후 즉각 발생하지 않고 5∼6개월 이상 정상 작동한 뒤에 발생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내부의 합선 발생시 보드 자체의 고장은 물론 과전류까지 유도하면서 전원공급 장치에도 손상을 입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회로 부품이 타는 상황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 같은 결함은 전체 네트워크 시스템을 제어핵심장비인 백본 네트워크 스위치에도 악영향을 미쳐 전체 네트워크 시스템의 정상적인 작동을 멈추게 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시스코 측의 설명이다.

 문제가 되는 제품은 WS­X5012 보드를 장착한 카탈리스트 5000 스위치 중 지난 97년 출시 이후 특정 기간에 생산된 7만5000대 정도의 물량이다. 카탈리스트 5000은 시스코의 대표적인 대용량 워크그룹 스위치인데 지난 97년부터 국내외 주요 통신업체들이 대용량 정보통신 네트워크용으로 이를 채택해 왔으며 국내에서는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와 대리점들을 통해 같은 모델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관련 업계는 『그 동안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측이 국내에 대용량 스위치를 공급해 오면서 대형 사이트 이외에는 제품 사후관리(AS)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이번에 발견된 제품결함이 국내 네트워크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두고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측은 『이미 지난해 말 본사의 연락을 받았지만 국내에 공급된 카탈리스트 5000 스위치에는 문제를 야기할 만한 제품이 반입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이에 따른 별도의 후속조치는 아직 취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