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비즈니스시장 재편 조짐

 미국의 대표적인 소매·유통회사인 월마트를 비롯해 가정용 전자제품 체인인 서키트시티, 토이스러스(완구), 케이비키즈(아동용품)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소매·유통업체들이 최근 인터넷 비즈니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6일 「C넷」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25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월마트는 최근 대대적으로 확대·개편한 인터넷 사이트를 지난 1일 공개했다. 이번에 새롭게 단장한 월마트의 인터넷 매장은 전자, 식·음료, 완구, 여행 상품 등 24개 분야를 망라해 총 60만여종의 상품을 진열하는 등 그 규모 면에서 다른 인터넷 쇼핑몰을 압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터넷 거인으로 통했던 아마존과 비교해도 제품의 종류가 2∼3배나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미국 2위의 가정용 전자제품 체인인 서키트시티도 지난 3·4분기부터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TV, CD플레이어, 전화기, 마이크로웨이브 오븐 등 700여개 전자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토이스러스와 케이비키즈 등 미국의 전통적인 소매·유통업체들도 최근 잇따라 인터넷 비즈니스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그 동안 아마존과 e베이 등 인터넷 전문업체들이 주도해오던 미국 인터넷 비즈니스에 판도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인터넷 시장조사 회사로 유명한 「미디어메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2월 둘째 주에 미국 최대의 서점 체인인 반스앤드노블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반스앤드노블닷컴을 찾은 네티즌이 총 180만여명에 달해 5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 토이스러스닷컴(170만명)과 케이비키즈닷컴(100만명) 등 3개 소매체인 사이트가 모두 「미국 내 10대 인터넷 쇼핑몰」에 포함되어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방문객 증가 속도를 보면 이들의 활약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해 케이비키즈닷컴을 방문한 네티즌 수는 1년전에 비해 무려 775% 늘어나 1위를 기록했으며 토이스러스닷컴(339%), 빅토리아시크리트닷컴(80%), 베스트바이닷컴(74%) 등도 모두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새너제이 지역에서 발행되고 있는 「머큐리뉴스」 신문에 따르면 소매점 체인이 운영하고 있는 웹사이트에 이처럼 많은 네티즌들이 몰리는 것은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브랜드를 갖고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반스앤드노블컴의 칼 로젠도프 부사장은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는 이미 잘 알려진 브랜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웹사이트별로 제품을 비교하기가 곤란한 의류시장에서 브랜드의 역할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유통업체는 또 실제 매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구매하더라도 물건을 교환하거나 반품하기가 쉬운 장점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유명한 의류 체인점을 운영하는 갭(Gap)은 온라인과 기존의 매장 양쪽에 제품을 배달한 후 불량제품에 대한 반품도 그 자리에서 신속하게 처리해 주기 때문에 최근 네티즌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 JC페니, 토이스러스 등도 모두 인터넷에서 물건을 샀더라도 반품은 모든 매장에서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시장 조사회사 IDC의 배리 파씨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2000년은 미국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소매·유통업체들의 위상이 한 단계 높아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