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그들이 미래의 관리자로 성장해서 그들로부터 배울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비즈니스위크 최근호는 대규모 비디오 게임개발에 어린이를 참여시키는 일의 잠재적 이점을 설명하는 기사에서 토털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가 미국 국방부 수석 컴퓨터 시뮬레이션 전문가들에게 시범을 보인 이야기를 소개했다. 토털 엔터테인먼트의 최고경영자는 당시 폭발적인 인기로 인터넷 게임 세계를 석권한 퀘이크(Quake)의 실행방법을 시연해 보이다가 참담하게 실패했는데 그때 회의실에서 한 참석자의 13살 된 아들이 키보드를 넘겨받더니 적을 깡그리 소탕해 버렸다는 것이다.
MIT의 사회학자 셰리 터클(Sherry Turkle)은 어린이들이 기술에 반응하는 양식의 변화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터클은 1920년대와 1930년대 어린이 성장발달의 대가인 장 피아제(Jean Piaget)의 고전적 연구의 뒤를 이어 어린이들이 기술을 이용해 그들의 세계를 조직하고 여기에 질서를 부여하면서 시간과 공간, 인과관계, 삶 등에 대한 이론을 만들어 내는 것을 관찰했다. 그녀는 자신이 이 연구를 시작한 것은 80년대 초반이었지만 90년대 들어 특히 컴퓨터에 대한 어린이들의 반응이 크게 달라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터클은 한 생태계의 일생을 시뮬레이션한 복잡한 게임 「심라이프(SimLife)」를 실행하는 13세 어린이의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그 어린이는 게임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정확히는 모르고 있었다. 터클이 그에게 게임에 나오는 어려운 메시지 때문에 성가시지 않았느냐고 되풀이해 묻자 그 어린이는 오히려 터클을 위로했다. 『이해가 안되더라도 신경쓰지 마세요. 저도 게임 전체를 금방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나 자신에게 말하기도 하죠. 그리고 그냥 하는 거예요.』
다르기는 어린이들만이 아니라 젊은이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유럽 각국 우체국에 있는 임원 20명을 데리고 실리콘밸리로 기술참관을 갔었는데 하루는 멀티미디어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게임업체 로켓 사이언스(Rocket Science)를 방문하게 되었다. 거기에서는 제일 나이든 직원이 40세 이하였고 일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도 세대 차이를 느낄 정도였다.
참관했던 임원들은 그들의 업무 스타일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바삐 뛰어다니고 문제가 생기면 즉석에서 그것을 해결하려는 회의를 갖는 것이었다. 거기에는 관료주의나 권위의식 따위는 찾아 볼 수 없었고 작업조직이나 작업공간 같은 것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로켓 사이언스의 게임 개발인력들이 엄청난 에너지와 생산성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
영국 우체국에서 온 정보시스템 부서의 한 간부가 말한 바에 의하면 무엇보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로켓 사이언스 직원들의 태도였다고 한다. 그녀는 『모든 사람들이 웃고 있더군요. 그들은 실제로 자기 일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잠시 무슨 생각을 하더니 한마디 덧붙였다. 『그 사람들은 일하고 있는 게 아니라 즐기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