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자민련 총재의 총리직 수락을 계기로 개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남궁석 정보통신부 장관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궁 장관은 그 동안 정치권으로부터 신당 합류 후 총선 출마 권유를 끊임없이 받아 왔다. 출신지가 최근 신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경기도 용인이라는 점과 그의 뛰어난 상품 가치를 감안한다면 당선이 거의 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남궁 장관은 가난한 농촌 집안에서 태어나 상고를 나왔고 민간기업인 삼성의 대표적 전문기업인으로 입신했으며 정통부 장관으로 입각, 정보화 전도사라는 별칭을 듣는 인물이다.
드라마틱한 인생 역정은 물론 21세기 정보사회를 선도하기 위한 최고의 전문가라는 점에서 정치권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업계에서조차 남궁 장관의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남궁 장관은 『정치에 뜻이 없다』며 여의도 입성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특히 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총선 출마설이 계속 퍼지자 지난주에는 정통부 간부회의 석상에서 다시한번 「정치에 관심 없음」을 강조했다고 한다.
남궁 장관은 『국가 정보화를 위해 아직도 할 일이 많다』며 『만약 장관직을 물러나더라도 정치보다는 벤처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벤처사업론은 지론이다.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벤처기업 육성을 주장했고 자신이 직접 해보고 싶다는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심지어 출입기자들에게 종잣돈을 마련해주면 자신이 벤처기업을 창업, 나중에 100배로 남겨주겠다는 농담반 진담반의 이야기도 했다.
정통부 주변에서는 남궁 장관의 「정치권 진입 불가」 언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고 의지도 완강한 것으로 풀이하면서 그의 총선 출마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현정부의 각료로서 만약 대통령이 강력히 권할 경우 뿌리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그의 뜻이 관철돼 정통부 장관으로 계속 재직하거나 혹은 벤처사업가로의 변신 예상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