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자책" 개발 붐

 앞으로는 육법 전서와 같은 두꺼운 책을 들고 다니지 않고 그 내용을 CD 크기의 전자책에 수록, 전철 안 또는 공원벤치에서도 필요한 곳만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될 것 같다.

 10일 「C넷」에 따르면 IT거인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미국 최대 서점 체인인 반스앤드노블이 전자책 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누보미디어와 소프트북프레스 등 벤처기업들도 최근 기능이 대폭 향상된 전자책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반스앤드노블은 MS사의 「클리어타입(Cleartype)」 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전자책을 오는 2001년부터 본격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스앤드노블의 리지오 부회장은 『앞으로 새로 발표되는 양서의 경우 책의 모든 내용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네티즌들이 마치 서점을 찾은 것처럼 주요 내용을 온라인으로 읽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MS도 클리어 타입 기술을 이용한 일종의 전자책 디스플레이 프로그램인 「리더(Reader)」 소프트웨어를 앞으로 윈도98 및 윈도2000에는 물론 포켓PC에도 설치할 계획이다.

 MS사의 소비자그룹 크레그 먼디 부회장은 『리더 프로그램을 포켓PC에까지 설치한다면 이번에 반스앤드노블과 맺은 제휴는 소비자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제 곧 포켓PC만 들고 다니면 수많은 전자책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읽을 수 있는 편리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 PDA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전자책에는 작은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어 버튼을 누를 때마다 책장이 한 페이지씩 넘어간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업체 누보미디어가 지난해부터 270달러에 공급하고 있는 「로켓 e북(Rocket eBook)」은 크기와 무게가 각각 우리가 일반 서점에서 보는 하드커버 책 한권과 거의 같지만 약 4000페이지 분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또 소프트북프레스도 가죽 커버가 달린 고급액자처럼 보이는 전자책 「소프트 북」을 판매하고 있다. 이 전자책은 무게가 로켓 e북보다 2배 정도 무겁고 스크린도 큰 단점에도 불구하고 모뎀을 기본으로 내장, PC가 없는 환경에서도 전화선 잭에 연결만 하면 텍스트와 그래픽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전자책은 종이책을 읽을 때 느끼는 「독서하는 즐거움」을 똑같이 재현하지는 못하지만, 들고 다니기 쉬운 차세대 미디어라는 점에서 언젠가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두꺼운 법전과 학술·연구에 필요한 참고문헌 검색 등의 분야에서는 빠르게 종이 책을 대체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