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조업은 영원하다

 「정보기술(IT)이 세상을 바꾼다」는 화두가 현실화되면서 온 나라가 인터넷 및 정보통신 열풍에 휩싸여 있다.

 E비즈니스와 인터넷 사업을 전개하지 않으면 기업이 곧 망할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으며 벤처기업들은 금맥을 찾아 인터넷 및 정보통신의 바다로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이성을 갖고 생각해 보면 IT가 세상을 바꾸고 세상의 중심이 된다 해도 IT만으로 우리의 삶이 영위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몇년 전 세계 초우량 기업의 하나인 포항제철이 「제조업은 영원하다」는 이미지 광고를 신문 등 인쇄매체에 한 적이 있다.

 그 당시는 인터넷 열풍도 불지 않았던 때임에도 불구하고 포항제철이 왜 그런 문구의 이미지 광고를 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제조업은 영원하다」는 그 문구는 온 나라가 IT열풍에 휩싸인 지금의 상황에서 다시 한번 되씹어 볼 필요가 있다.

 얼마전 일본의 한 바이어는 『한국 기업들은 최근 단기간에 큰 돈을 벌 수 있는 인터넷 및 정보통신 분야에만 눈길을 줄 뿐 시간과 돈이 많이 들고 결과물은 더디게 나타나지만 먼 장래를 생각했을 때 반드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소재 및 부품 산업은 쳐다보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바이어는 친절하게도 『이같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한국은 결코 일본을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는 말까지 덧붙인 것이다. 일본 바이어의 충고가 맞는지 틀리는지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소재·부품 등 제조업을 등한시 할 경우 국가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불과 얼마전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이라며 모두가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을 때 IMF체제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섬유산업이 수출 효자종목의 하나로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점을 우리는 벌써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IT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제조업 및 농업 또한 영원할 것이다. 한쪽만을 바라보는 단견으로 전체의 산업발전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산업전자부·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