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텔네트웍스(대표 블레어힐리)가 2000년을 맞아 조직을 재정비하고 채널정책을 새롭게 수립하는 등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어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지난 2년 동안 한국노텔네트웍스의 지사장으로 근무했던 블레어힐리씨가 다음달 한국을 떠나 호주로 자리를 옮긴다. 후임 지사장에는 다국적 부품업체인 레이켐코리아의 정수진 사장이 새로 부임했으며 지난 10일부터 정식 출근을 시작했다.
또 베이네트웍스 지사장을 거쳐 현재 한국노텔네트웍스의 엔터프라이즈 부문을 맡고 있던 박영건 본부장도 이달 중순 여기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텔네트웍스의 주요 포스트가 모두 바뀌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한국노텔 측은 『블레어힐리 지사장의 경우 임기가 만료돼 예정됐던 것이며 박영건 본부장의 경우는 일신상의 사유 때문으로 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이전 블레어힐리 지사장의 경우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기 보다는 노던텔레콤과 베이네트웍스와의 조직 통합에 따른 관리에 치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한국노텔 지사장을 맡게 된 정수진 레이켐코리아 지사장은 부품업계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으며 이에 따라 노텔의 마케팅 정책도 크게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텔 직원들은 특히 정수진 지사장이 특히 본사와의 관계를 재정립,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알리고 본사의 지원을 얻어낼 수 있는 적임자로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또 한국통신과 같은 중요고객과의 유대도 깊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통신장비 분야에 경험이 적은 것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포스트 교체에 앞서 채널정책도 수정했다. 최근 테라에게 전담시켰던 유통 부문을 테라의 반발을 무릅쓰고 새로운 유통 부문 디스트리뷰터로 인터링크를 선정했다. 유통에 강한 테라와 함께 장비제조업체로 출발한 인터링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시스템 통합(SI) 개념의 유통 사업도 본격화해 파이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채널정책의 변화와 함께 올 상반기 전격적인 가격인하를 단행, 디스트리뷰터의 영업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스코시스템스를 겨냥해 이뤄진 이번 가격 인하는 주 대상이 라우터 제품이며 인하폭은 최대 70%까지로 알려졌다. 또 국내 IMT2000 시장을 겨냥, 국내 통신사업자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등 통신사업자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노텔의 매출액은 7000만달러 정도. 대략 국내 IT 산업이 전세계 IT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정도인 점을 감안해도 200억달러에 이르는 노텔 본사의 매출액을 볼 때 크게 못미치는 금액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