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타임워너, 합병이후의 파장

 새해 벽두부터 세계 최대 온라인업체와 세계 최대 미디어업체의 세계 인터넷시장 제패 행보가 지구촌을 강타했다. 이번 깜짝 소식으로 좋은 콘텐츠와 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목말라온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환호작약할 것 같다.

 고속 인터넷서비스인 브로드밴드 사업 확대를 호시탐탐 노려온 AOL이 마침내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AOL은 그간 내로(Narrow)밴드사업에서도 만만치 않은 사업역량을 발휘해왔는데 타임워너와의 합병으로 자사의 콘텐츠를 고속 인터넷의 일종인 디지털가입자회선(DSL)뿐 아니라 위성으로도 제공할 수 있게 돼 인터넷환경에 대변혁이 예고된다.

 타임워너 관계자는 자사계열사인 타임워너케이블의 가입자가 무려 2000만명이라고 밝히고 있어 양사의 「시너지 파워」를 짐작하게 한다.

 뉴욕의 IT시장조사기관 주피터의 대표는 『사람들이 고속 네트워크 서비스인 브로드밴드를 이용한다면 그건 아마 AOL일 것이다』라고 밝혀 AOL의 시너지 효과를 단적으로 표현했다.

 AOL의 한 관계자도 『이번 합병으로 음악시장에 가장 먼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질 좋고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은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야후 등 경쟁업체들로 하여금 인수합병(M&A)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할 것으로 보인다.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은 TV프로그램, 인터넷 콘텐츠, 네트워크 등 풍부한 사업 자원을 바탕으로 수천만명의 가입자들을 유치하는 거대 미디어 기업의 탄생을 의미한다. 이는 곧 AT&T, MS, 디즈니, 야후 등의 업체들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M&A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의 통신 사업자인 AT&T와 소프트웨어 거인인 MS도 각각 광대역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두 공룡업체들도 자신의 고유한 콘텐츠 개발에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M&A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하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또 야후, 디즈니, 익사이트앳홈 같은 콘텐츠업체들도 AOL이 풍부한 콘텐츠와 고속통신서비스가 결합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됨에 따라 앞으로 케이블 업체들과의 제휴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콕스나 컴캐스트 등 케이블 업체들의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증권회사인 페인웨버의 짐 프라이슬러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콘텐츠와 고속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한 기업은 복합 미디어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지적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기업간 M&A 바람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