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를 두고 3개 PCS 사업자들이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두 진영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작업에 전환의 조짐을 제공한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타당성 조사 착수다.
처음에는 공정위로서도 기업간 경영권 이양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3개 PCS 사업자 대표가 강력 반발의사를 표현하자 적극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3개 PCS 사업자들은 이에 따라 이달 초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가 지닌 부당성에 대해 입장서를 작성, 공정위에 제출했다.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는 동종 사업자간 결합으로 관련 업계에 미치는 폐해가 크며 두 회사가 반드시 결합해야 할 당위성이 부족하다는 게 주 내용이다.
PCS 사업자들은 특히 두 사업자간 결합에서 필수 요건인 「예외규정 인정」 조항 역시 제휴를 넘어 꼭 결합해야 할 만큼 사업자가 부실하지 않으며 이후 시너지 효과도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두 회사의 인수작업이 마무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해결의 불씨는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외부 반발과 달리 SK텔레콤 측은 별 다른 입장발표가 없는 상태다. 입장발표보다는 내부 실무에 충실하자는 게 SK 측의 반응이다.
SK텔레콤은 이에 따라 지난 5일 유승열 SK구조조정본부장을 비롯, 총 7명의 SK맨들을 신세기통신 핵심 요직으로 발령, 기업 인수 작업에 돌입했다.
구체적인 세부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011과 017 브랜드를 이원화시켜 지금과 같은 경쟁체제를 유지토록 한다는 전략이다.
한 회사보다는 두 회사가 시너지 창출이 크며 최종 인수허가가 나지 않은 시점에서 일보 후퇴전략이라는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 진영의 이 같은 대립이 한동안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 자명하지만 IMT2000 사업자 컨소시엄 결성에서는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유무선 사업자간 영역 없는 제휴 합병이 이미 예고돼 왔던 점을 감안하면 양측의 대립은 기존 시나리오를 충분히 변화시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선 PCS 사업자들의 주장대로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가 불허된다면 다른 사업자들간 결합 시나리오도 결국 제휴로 축소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반면 허용쪽으로 기운다면 지금의 대립은 시장 대응력을 기르기 위한 시간끌기에 지나지 않으며 정보통신 시장 재편의 신호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주장이다.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는 정부와 공정위의 최종 판결이 핵심 키를 쥐고 있지만 이 또한 속성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많은 논란과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