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기업들, AOL-타임워너 합병에 "長考"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은 정보화 시대의 주력산업인 인터넷과 미디어 분야의 대규모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C넷」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나타난 인터넷과 미디어, 통신분야 주요 업체들의 대책을 정리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MS는 이번 갑작스런 합병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월가에서는 MS가 AT&T나 다른 광대역 접속서비스업체와 M&A 등 전략적 제휴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난무하고 있다.

 MS는 특히 M&A에 필요한 현금동원 능력이 충분해 AT&T나 야후 등과의 합병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연방정부의 제동에 대한 우려로 점차 약화되고 있다. MS는 또 타임워너가 소유하고 있는 고속 케이블 접속서비스 업체인 「로드러너」의 주주여서 AOL과 불편한 동반자 관계를 지속할 전망이다.

 ◇익사이트앳홈=익사이트앳홈은 AOL·타임워너의 합병으로 케이블을 이용한 고속 인터넷 접속 사업에서 계속 유리한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익사이트앳홈은 합병 가능성 때문에 10일 주가가 3% 상승하기도 했으나 AT&T가 실질적인 지배주주로 돼 있어 합병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야후=대표적인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야후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콘텐츠를 외부로부터 조달해 왔으며 이는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을 부여해 왔다. 그러나 이는 타임워너·AOL이 자체적인 영화와 음악 등을 생산할 수 있게 됨으로써 강력한 콘텐츠 공급원을 갖지 못하게 됨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야후는 앞으로 콘텐츠 기업과 제휴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AT&T=미디어원 인수로 미 최대의 케이블 업체로 부상했다. AT&T는 또 현재 6300만 장거리 전화 고객을 갖고 있어 AOL의 회원 2000만명을 훨씬 능가한다.

 그 동안 익사이트앳홈의 성과에 불만을 갖고 있던 AT&T는 타임워너·AOL의 출현으로 앞으로 새로운 동업자를 찾게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또 AT&T의 케이블망 공개를 요구해온 AOL이 타임워너 합병으로 케이블망을 확보한 시점에서 고속 접속서비스업체에 케이블망을 공개하는 협정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소니=가전제품뿐 아니라 오락관련 웹사이트에도 공격적인 전략을 세우고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미 TV나 케이블 산업에 기반을 갖지 못함으로써 한계를 갖고 있다. 소니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앞으로 콘텐츠 보급 차원에서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와의 제휴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소니의 행보는 타임워너·AOL이 다른 콘텐츠 제공업체를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