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산업진흥회장 강진구
새로운 천년을 맞은 강진구 한국전자산업진흥회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수출드라이브로 대별되는 지난 70∼80년대 수출선봉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으나 전자산업이 국가경제의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하던 90년대 들어서면서 제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한국전자산업진흥회를 디지털경제시대의 주역으로 변신시키는 작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과감한 체질개선과 디지털정보가전 및 고정밀 부품산업의 육성, 그리고 회원서비스의 극대화를 통해 진흥회의 정체성을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개선과 변화의 선두에 강 회장이 있다.
『인터넷 이용확산에 따른 디지털 및 정보통신산업의 수요증가와 함께 지난해 수출을 주도했던 반도체 D램·LCD·휴대폰·PC 등 고기술 집약제품의 지속적 성장으로 전자산업계의 올 기상도는 맑은 편』이라고 말하는 강 회장은 『수출이 작년대비 19% 증가한 610억달러, 내수는 국내경기의 회복, 정보화 수요증대, 특소세 폐지 등으로 작년대비 12% 증가한 6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자산업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우리 경제회복에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국경의 벽이 무너지는 21세기에 우리 전자업계가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디지털기술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강 회장은 『국내 전자업계가 디지털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온 결과 CDMA휴대폰·TDX·디지털TV·디지털VCR·DVDR·MP3플레이어 등은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했으며 IMT2000, 차세대 2차전지 등 차세대 첨단제품 개발도 어느 정도 세계 수준에 올라갔으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부품 개발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준비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전자산업진흥회도 디지털정보가전과 함께 고정밀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중점사업과제로 선정하는 등 대대적인 육성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힌다.
『우리 전자수출의 55%, 수입의 68%를 차지하고 있는 부품·소재산업은 그 어느 분야보다 우선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밝히는 강 회장은 『정부가 기술개발자금 지원을 대폭 확대해서라도 ASIC·광부품·고정밀부품 등 핵심부품 국산화에 나선 업체의 기술개발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산업진흥회는 올해 우수 기술인력 양성 확대, 기술 정보제공, 부품신뢰성 인증 등 중소 전문 부품업계의 발전을 위한 산업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전자상거래시대에 부응해 개발부품의 판매지원을 위한 인터넷 전자부품 정보제공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판로개척도 올해 중점사업으로 육성해 나가기로 했다.
우리 전자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꾸준한 기술개발과 경영합리화가 시급하다는 강 회장은 『우수한 기술력이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21세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전자업계가 미국이나 일본 등 외국기업보다 한발 앞서 제품을 개발, 상품화해야 한다』며 최근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CDMA휴대폰이 그 좋은 예라고 말했다.
『디지털 전자기술의 혁명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인류사회의 대변혁이 예견되고 있으며 우리 전자산업이 상당 부분 이를 담당해 나가야 한다는 면에서 전자산업진흥회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강 회장은 경쟁력을 갖춘 전자산업 육성과 인터넷을 통한 회원서비스의 극대화 등을 통해 전자산업계 대부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기로 했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