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반도체 시장 침체 가능성 높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도체 시황은 활황세를 띨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한 유력 시장조사 업체가 「슬럼프(침체)」를 경고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주관으로 이번 주 미국 캘리포니아 패블 비치에서 열린 「반도체산업전략」 심포지엄에서 시장조사 업체 어드밴스트포캐스팅은 『금년 중 반도체 판매에서 심각한 하락세가 일어날 가능성이 80% 정도』라고 경고, 참석한 반도체장비 업체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시장조사 업체 및 전문가들은 대부분 「올해도 반도체 시장은 20%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IC인사이트의 경우 22% 성장해 시장 규모가 작년 1471억달러에서 올해 1791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VLSI리서치도 25%의 성장을, 데이터퀘스트도 최근 수정 자료를 통해 올 시장규모가 20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어드밴스트포캐스팅은 『현재 반도체 업체가 실질 수요의 2∼3배나 되는 주문을 받아 지나치게 과열된 상태에 있어 올 2·4분기 중 하강 곡선으로 돌아설 것』이라며 『반도체장비 업계에 큰 타격이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어드밴스트포캐스팅은 특히 『지금 상황은 대부분의 시장 분석가 및 조사 업체들이 가파른 상승을 예고한 95년과 비슷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시황은 지난 95년까지 몇년간 고속 성장세를 보이다 96년 공급과잉으로 급격히 하락세로 돌아서 98년까지 침체가 계속됐다.

 어드밴스트포캐스팅은 8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반도체 시황 침체를 정확히 예고했다. 93년 일본의 아날로그칩 분야와 테스트장비가 단기간 후퇴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전체적인 시황 악화였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