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빌 게이츠 이후의 MS (상);"MS 발머號" 항로는…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이고 새 환경을 맞아 매우 가슴 설렙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사령탑을 맡은 스티브 발머(43)의 취임 일성이다. 세계 최대 SW업체서 세계 최고의 IT업체로 화려한 변신을 꿈꾸던 빌 게이츠의 노력이 독점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MS 분할」이라는 악재를 만나 중도에 하차하고 그와 대학 동창인 발머가 새 선장이 된 MS. 새 밀레니엄을 맞아 세계 최고의 IT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발머 MS호」, 인터넷사업, 홈네트워킹 등에 대해 3회에 걸쳐 조망해본다.

편집자

 스티브 발머가 빌 게이츠를 처음 만난 건 하버드 대학시절이다. 당시 둘은 기숙사 위·아래층에서 나란히 지냈었다. 그러다가 발머는 지난 80년 게이츠의 초청으로 MS에 입사해 판매 및 지원담당 부사장을 포함한 여러 직책을 거쳐 98년에 사장에 올랐다.

 발머는 새 CEO에 오르며 『미래의 환자는 병원 대신 웹(컴퓨터)으로 달려 갈 것』이라고 말해 MS의 미래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즉 인터넷기업으로의 변신이다.

 이를 상징적으로 나타내주는 사건이 지난 12월 에릭슨과 제휴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접속이 가능한 이동전화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로써 MS는 세계 IT기업의 화두인 무선기기로 인터넷, 전자우편 등을 즐길 수 있는 WAP(Wireless Application Provider)시장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MS의 인터넷시장 진출 노력은 이뿐이 아니다. MSN 웹포털 운영은 물론 웹TV에 대한 대대적 투자와 함께 최근에는 디젝스와 코리오 같은 ASP(컴퓨터SW를 인터넷으로 돈을 받고 빌려줌)업체와도 제휴했다. AP뉴스는 MS가 인터넷기업이 되기 위해 지난 13개월간 무선네트워크 분야에만 80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보도하고 있을 정도다.

 인터넷기업에 이어 MS가 가고자 하는 또 하나의 길은 미래의 가정인 홈네트워킹이다. MS는 홈네트워킹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제어시스템 표준으로 이미 유니버설 플러그 앤드 플레이(Universal Plug&Play)를 제시하며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홈네트워킹 기술인 지니(Jini)와 경쟁하고 있다. MS의 홈네트워킹 사업 의지는 지난 10일 폐막된 동계CES에서도 잘 나타나있다.

 전임 CEO 빌 게이츠는 자신의 첨단 주택을 공개하며 TV, VCR,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집안의 모든 전자제품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 모든 기기들이 서로 작동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고 너무 복잡하지 않아야 한다』며 『그것이 호주머니 크기든 데스크톱 크기든 아니면 스크린이든 서로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발머는 이날 향후 인터넷과 홈네트워킹 시장 강화를 위한 MS의 새 사업전략 NGWS(Next Generation Windows Service)를 발표하며 자세한 것은 오는 4월에 공개한다고 말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