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산업이 올해도 성장세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 산업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이라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해 말 전자산업진흥회가 예측한 올해 전자산업 경기에 이어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주최한 2000년 경기전망 세미나에서도 각 부문 전문가인 발제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올해 정보통신산업의 고속성장을 예측했다.
정보 시대의 기반인 PC 수요가 지난해보다 18.5%, 소프트웨어는 34.9%, 시스템 통합(SI) 분야는 20% 가량 늘어나고 PC통신 인구도 100% 늘어 184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것이 발제자들의 전망이다. 특히 전자상거래(EC)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전체 상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로 지난해보다 27%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주목할 만하다.
이번 세미나는 물론 올해 정보통신 관련 경기예측 모두가 전반적인 경기회복과 정부와 기업, 일반 국민들을 망라한 사회 전반에 걸친 정보화 투자 확대를 전제로 하고 있다. 실제로 지식기반 사회 구축을 내세우고 있는 정부가 정보통신망 고도화 등 정보통신 부문 사회간접자본 확충은 물론 정보통신 벤처기업들에 한해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데다 기업들 역시 전사적자원관리(ERP)·지식관리시스템(KMS) 등 지식경영 체계 구축과 함께 인터넷 사업 기반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인터넷·디지털 시대를 맞아 시대변화가 주는 혜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일반 국민들의 정보화 투자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손정의 펀드와 국민벤처 펀드, 정보통신 펀드 등 정보통신 관련 국내 벤처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펀드 조성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어 올해는 정부의 정책이나 자금 면에서 어느 때보다 넉넉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 정보통신 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어느 때보다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전망들은 최근까지 일어난 여러 가지 정황을 통해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IMF 사태가 발생한 지난 97년도 초에 우리는 완전한 선진국 진입을 꿈꿀 만큼 희망적인 한 해로 전망했으나 결과는 건국 이래 최대 위기라는 경제 파탄에 직면해야 했던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국내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우리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전자정보통신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점에 공감한다. 그러나 그런 전망만을 믿고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각종 경제지표의 점검을 게을리하거나 변화하는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비책 마련이나 내실을 다지는 일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전망은 어디까지나 전망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이제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권이라는 큰 틀 속에서 봐야 한다. 따라서 국내 경기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오히려 기업들의 구조개선이나 기술개발 등에 더 한층 진력하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