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천년 단체장에게 듣는다 (3)

정보통신진흥협회장 정장호

 『21세기 우리나라를 아시아의 용이 아니라 세계속의 용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정보통신산업의 발전과 지식정보사회의 촉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두가지를 올해 사업의 양대축으로 삼아 사업을 이끌고 나가겠습니다.』

 정보통신진흥협회 정장호 회장은 새 천년을 맞이한 우리 사회가 산업화 과정은 미국·일본 등 선진 각국에 뒤처졌지만 정보화만큼은 앞서갈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국민적 저력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보화의 개념을 국익확대 차원에서 받아들여 업체와 업체가 경쟁하고, 업체와 정부가 대립하던 시기를 넘어 이제는 정부·공공기관·민간단체·업체 등 국가역량이 하나로 똘똘 뭉쳐져 세계와 경쟁해야 하는 시점에 다다라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정 회장은 『한 나라의 정보통신 동맥이라고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면에 있어 우리나라는 상당히 앞서 달리고 있으며 특히 인터넷과 관련한 사용인구 증가, 인프라, 인식전환 등은 세계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이상과열된 인터넷 열풍이 사회 곳곳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인터넷파워가 국력으로 대변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으며 그 세계적인 흐름을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테헤란로 벤처밸리에서 불을 밝히고 밤을 낮삼아 기술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벤처기업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말해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언제나 삼류대열에 섞여있을 수는 없으며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인터넷·멀티미디어·통신기술이 이땅에서 우후죽순처럼 피어날 것을 확신한다』며 얼굴에 옅은 미소까지 띠었다.

 정 회장은 올해 정보통신진흥협회의 핵심사업으로 △전자정부 기반구축 및 고도화 △우수 벤처·중소기업 창업지원 △정보통신 민간단체 국제교류 활성화 △인터넷·리눅스 기술개발 보급확대 △국내업체 해외진출 DB구축 △정보통신업체 사업환경 개선 △인터넷 모범상점 인증제 도입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 『단시간내에 뚜렷한 성과가 나올 일은 아니지만 향후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이나 국가정보화의 진전을 위해서는 차근차근 진행해야 할 사업』이라면서 『인내심을 갖고 사업전개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다짐한다.

 정 회장은 사업을 풀어나가는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 『190여개 업체와 함께 공동사업을 펼치다 보면 원래 정해진 방향에서 많이 빗나간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또 정부와의 정책조율 속에서 생각지도 않은 돌발변수가 생기면 그때마다 난감해진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새로운 세기가 시작된 지 보름 남짓 지나는 동안 정 회장은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개인사업도 사업이지만 정보통신업계를 대표하는 단체장으로서 올해를 아주 중차대한 의미를 지니는 한해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5위권의 정보통신국가가 올해안에 순위가 판가름날 것이며 올 한해를 우리 정보통신업계나 정부당국이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보산업은 파급효과가 큰 특성을 갖고 있다. 국내 거의 모든 산업분야가 실핏줄처럼 상호 연관을 갖고 있지만 그 정점에 정보통신산업이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정보통신 선진 5개국 진입」이라는 신년 화두는 경제력과 국력에서의 「선진 5개국 진입」만큼이나 큰 무게를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